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조연들이 중요하죠."
KIA를 이끄는 주축들은 마운드에선 에이스 양현종, 외국인투수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 타선에선 베테랑 이범호와 외국인타자 브렛 필, 지금은 어깨 부상으로 빠진 김주찬 등이다. 김기태 감독 부임 후 지속적으로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무게중심은 베테랑들과 외국인선수들이 잡아나가고 있다.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그런데 장기레이스에서 매 경기 주축들의 활약으로 승리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하다. 때로는 중심타선이 아닌 하위타선에서, 1~2선발이 아닌 4~5선발이, 심지어 주전이 아닌 준비된 백업요원이 사고를 칠 때가 있어야 한다. 이런 팀들이 잘 나가는 건 역대 KBO리그 상위팀들의 공통점이다.
KIA는 2일 광주 한화전서 박찬호의 9회말 끝내기안타로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7연승 과정을 돌아보면 주축들만 잘 해낸 게 아니었다. 리빌딩 기수로 불리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 심지어 벤치에서 보이지 않게 힘을 불어넣은 백업멤버들의 노력이 더해졌다. 김기태 감독도 "야구는 조연들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조연들의 활약
확실히 조연들이 돋보인다. 2일 광주 한화전 끝내기안타의 주인공 박찬호가 대표적이다. 박찬호는 지난해 주전유격수로 뛰기도 했지만, 올 시즌에는 강한울의 활약에 밀려 백업으로 뛰고 있다. 그러나 경기 후반 대수비로 투입된 뒤 타석에서도 기회를 잡아 직접 경기를 끝냈다.
주전유격수 강한울도 장타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2일 1회 1타점 2루타는 물론, 지난달 31일 인천 SK전서도 스퀴즈 수행에는 실패했으나 1타점 2루타를 터트리는 위력을 과시했다. 젊은 외야 3인방 오준혁, 김호령, 노수광의 활약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이들은 지금은 리빌딩의 기수지만, 가까운 미래에 KIA 타선 주축으로 성장해야 한다. 지금의 활약이 이들의 성장에 의미가 있는 건 당연하다. 지금 KIA는 젊은피들의 성장과 지금의 성적을 동시에 잡아가고 있다.
▲달라진 덕아웃
김 감독은 달라진 덕아웃 분위기에도 만족감을 표했다.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도 보기 좋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덕아웃에서 기도를 하거나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까지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김 감독은 "(이)홍구같은 경우 경기에 나가지 못해도 벤치에서 제 몫을 해줬다. 칭찬해줬다. 대주자로 투입된 선수들도 도루도 해주고 좋았다"라고 했다.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거나 비중이 낮은 역할을 맡으면 팀 내에서도 소극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감독의 리더십 속에 전 선수가 타이거즈라는 이름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확실히 달라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에 맞게 잘 움직여주고 있다. 다들 '우리 팀'이라는 생각을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불시에 선수들에게 팀과 선수와 관련된 기록을 물어본다. 꼭 정답을 원하는 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이 팀을 위해 경기를 준비하고, 진심을 쏟아내고 있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김 감독은 "예전에는 대답하지 못하고 주춤한 선수도 있었다. 요즘은 기습적인 질문에도 잘 대답한다. 그만큼 긴장하고 미리 준비한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웃었다.
KIA의 7연승과 4위 진입. 주축 멤버들과 베테랑들만 잘하고 있는 게 아니다. 젊은 야수들, 그리고 벤치 멤버들의 헌신이 더해진 성과다. 자연스럽게 팀 케미스트리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KIA 박찬호(위, 가운데), KIA 선수들(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