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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박근형이 영화 '그랜드 파더'에서 노장의 힘을 보여줬다.
1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그랜드 파더'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서 감독과 출연배우 박근형, 정진영, 고보결, 오승윤, 우기홍 등이 참석했다.
'그랜드 파더'는 한국판 '테이큰'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연기 경력 57년차, 관록의 배우 박근형이 원톱 주연으로 나서 분노 어린 노장의 마지막 전쟁을 그렸다.
이서 감독은 "'그랜드 파더'는 '인간 사냥'이라는 작품을 바탕으로 각색했다"며 "이야기는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본 원작과 달리 극 중 할아버지 박근형과 손녀 고보결의 소통에 집중했다. 월남전 트라우마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기광(박근형)의 모습은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의 모습이기도 하다. 결핍된 가정에서 사는 손녀는 나와 같은 젊은이들의 모습이 반영돼 있다. 이 두 세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감을 나눠가는 지점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박근형은 기광 역으로 분했다. 베트남 참전용사라는 영광을 뒤로 한 채 슬픔과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노장이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유일한 혈육인 손녀 보람(고보결)을 위해 아들의 죽음에 얽힌 충격적 진실에 맞선다.
박근형은 "'그랜드 파더'는 우리 나라에 없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작품이라 생각한다"라며 "요즘 워낙 경쟁사회인데 그런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또한 노년의 이야기러 더욱 더 열심히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액션 연기를 위해 촬영 전부터 체육관에 가서 몸을 굴렸다. 대형 버스 면허 취득도 했다"며 "다행히 그렇게 심한 신은 없었다. 어쨌든 시키는 대로 따라서 열심히 했다"고 얘기했다.
고소공포증마저 견뎌냈다. 박근형은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건 고층 건물에서 촬영하는 것이었다"며 "영화에선 별로 높게 보이지 않지만 굉장히 높은 곳에서 촬영했다. 공사 중인 건물이라 난간도 없었다. 공포감을 느껴 애를 먹기도 했다. 주연으로서 촬영 끝날 때까지 몸 조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체력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이서 감독이 기광 캐릭터에 박근형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는 말처럼, 박근형은 기존 노인 캐릭터를 탈피해 비뚤어진 사회를 향한 분노를 표출하는 입체적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무더위 강행군 속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강렬한 액션 연기까지 펼쳤다.
박근형은 "한여름에 촬영해 응급실에 두 번이나 실려 갔다"라며 "30도가 훌쩍 넘는 좁은 방 안에서 연기를 했다. 그걸 강행하다 보니 약간 어지럼증이 와서 근처 병원에 간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죽는 줄 알았으나 다행히 죽진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정진영은 박근형에게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이 작품을 찍으면서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졌다"면서 "'그랜드 파더'를 통해 박근형이라는 한 배우가 가진 열정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넉넉치 않은 영화의 여건으로 인해 아쉬움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형 선생님 덕분에 영화가 잘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랜드 파더'는 오는 31일 개봉된다.
[사진 = 컴퍼니K 파트너스, 마이데일리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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