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야말로 무대를 집어 삼킨다. 무대 위 김강우는 그 존재만으로 내뿜는 기운이 상당하다.
김강우는 데뷔 15년만에 연극에 첫 도전했다. 그가 택한 무대는 '연극열전6'가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다시 쓴 '햄릿-더 플레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에 맞춰 선보이는 작품이다.
김동연 연출과 지이선 작가가 참여한 '햄릿-더 플레이'는 순탄치 않은 미래를 예감하면서도 비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햄릿의 외로움과 비극성을 사회적 시선으로 확장시킨 작품.
김강우는 지난 2001년 중앙대학교 재학시절, 김동연 재구성, 연출의 '햄릿-슬픈 광대의 이야기'에 햄릿으로 출연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이 첫 연극 도전임에도 무대에 완벽하게 녹아 들어 열연을 펼치고 있다.
'햄릿-더 플레이'는 어린 햄릿과 어른 햄릿을 교차출연시키며 그의 비극적인 행보를 더욱 부각시킨다. 원작을 유지하되 어린 햄릿과 해골로만 존재하는 광대 요릭을 등장시키는 만큼 각 인물의 비극적인 상황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런 만큼 김강우가 표현하는 햄릿의 감정 표현이 제일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된다. 김강우는 이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 간다. 극 중 햄릿의 날선 모습, 광기 어린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에너지로 이어간다.
초반부터 몰아치는 그의 감정은 끝으로 간다 해서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적절하게 중심을 잡아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 이와 동시에 미친척 연기하는 괴짜의 모습,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광기 어린 모습까지 더해져 조금 더 복잡한 햄릿의 감정이 더 처절하게 느껴질 수 있게 한다.
무대 위 김강우가 돋보이는 부분은 발성과 움직임이다. 브라운관 및 스크린에 익숙한 배우들이 무대에 처음 왔을 때 제일 어려워 하는 부분이 발성과 움직임인데 김강우는의 발성과 움직임에선 전혀 그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첫 등장부터 그의 발성은 무대 전체를 휘어감고, 자유자재로 몸을 쓰는 그의 움직임에서 좀 더 다양한 감정이 효과적으로 표현된다. 어색하지 않고 무대 바닥에 딱 붙어 머리 위부터 발끝까지의 에너지를 올곧이 관객들에게 전한다.
그렇다고 과한 에너지를 전하는 것도 아니다. 그의 강약 조절은 첫 연극임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 역시 베테랑 연기자라는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김강우는 무대에 오르기 앞서 "원작을 읽으면 굉장히 어렵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햄릿의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관객 여러분이 진심으로 햄릿의 고민을 함께 하고, 공감하실 수 있는 햄릿을 표현하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 전 다짐했던대로 햄릿의 고민을 함께 공감하며 나눈다. 앞으로도 무대 위의 그가 궁금한 이유다.
한편 연극 '햄릿-더 플레이'는 10월 16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문의 02-766-6007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연극열전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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