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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지일주는 최근 ‘한치남’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한 대 치고 싶은 남자. 얄미움이 하늘을 찌르는데, 특히 여성 시청자라면 그의 행태에 분노를 금치 못할 만한 장면이 적지 않다.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에서 정예은(한승연)의 남자친구 고두영 역으로 분한 지일주는 극 중 자신의 캐릭터와 전혀 다른 인물이다. 성격도 살아온 방식도 모두 그렇다.
단번에 그럴싸한 배역을 맡아 한순간 시청자 앞에 나타난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지일주는 보조출연부터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2008년 드라마 ‘태양의 여자’로 데뷔, 여러 소속사를 거쳤고, 때로는 회사 없이 혼자 일을 하며 배우의 꿈을 놓지 않았다.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 여러 장르에서 활약하며 배우 지일주의 날갯질을 준비했다.
지일주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즐비한 서울예술대학 연극과에 수시 입학, 졸업 후에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연기뮤지컬 석사과정을 밟는 중이다. 게다가 멘사 회원. 여기에 현실이지 연기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고두영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이에 타고난 재능으로 어려움 없이 탄탄대로를 걸어왔나 싶기도 하지만 지일주는 “재능이라기보다 노력파인 것 같다”고 부인했다.
“지금도 여전히 카메라 앞에 서면 떨려요. 지금도 그렇지만 제가 어렸을 때 들어가기 어렵다는 서울예대를 수시로 들어가 ‘내가 연기 좀 하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들어가니 끼 많은 친구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내가 왜 여기 뽑혔지?’ 싶고. 그래서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 힘들었어요. 어쨌든 하고 싶은 걸 하러 온 거니 버티고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지금도 그런 친구들, 감각적으로 연기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요. 저도 그런 연기를 지향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저는 생각을 많이 하고 분석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동물적인 연기를 하고 싶은데 쉽지 않아요. 연기가 어려워요”
뿐만 아니라 지일주는 ‘청춘시대’ 속 윤진명에 깊이 공감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계형 인물. 자신 역시 그랬다. 지난 2008년 드라마 ‘태양의 여자’로 데뷔한 후 ‘골든타임’, ‘대박’ 등 다수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도 찍었지만 최근까지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 그 나이대 다른 사람들처럼 생활비, 월세, 공과금 등을 걱정했고 연기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아 수입이 적어도, 작품 속 비중이 적어도 연기 관련 일들을 이어가며 꿈과 생계 모두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청춘시대’ 대사 중에 윤진명(한예리)이 죽을 만큼 노력해서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게 있어요. 저도 정말 죽도록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이제 겨우 평범해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런 지일주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준비도 차근차근 이어나가고 있다. 영화배우 겸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벤 애플렉 같은 길을 걸어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글을 쓰는 걸 연습하고 학교에서 공부도 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또 제가 쓴 글을 동기가 읽고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연기하며 느끼는 카타르시스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얼마간 손에서 놓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대학원에서 글을 쓰는 걸 공부하고 있어요. 40대 이후에 감독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연기를 시작할 때 보조출연부터 시작한 것처럼, 영화도 그렇게 해나가고 싶어요.”
[배우 지일주.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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