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하지 못한 공격진, 시리아 심리전에 무너졌다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시리아전에서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한국은 6일 오후(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시리아와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시리아전에서 볼 점유율 65대35로 앞서고 슈팅 숫자도 상대보다 많았지만 오히려 유효슈팅 숫자에선 2대4로 밀리는 등 득점기회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슈틸리케호는 소속팀으로 복귀한 손흥민(토트넘)을 제외하면 지난 중국전과 같은 공격진이 경기에 나섰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원톱에 위치했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또한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알 가라파)은 팀 플레이를 조율했다.

한국은 시리아전에서 지난 중국전 같은 득점력을 보이지 못했다. 시리아 밀집 수비에 고전한 한국은 득점기회조차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지난 중국전에서 드러난 수비 불안이 시리아전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상대 역습에 대비하기 위해 공격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지 않는 선수들은 상대 진영 깊숙히 올라가는 것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시리아 진영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한국은 상대 수비 압박에 고전하며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였다.

지난 중국전에서 수비불안을 지적받았던 한국은 시리아전에서도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이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는 상황에서도 시리아는 후반 33분과 38분 역습 상황에서 모타디와 옌아트의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일방적인 경기에도 불구하고 경기 종반 상대 속공 한번에 수비가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재현됐다.

중동의 침대축구 역시 한국 공격진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시리아의 골키퍼 알마는 전반전부터 몸상태가 좋지 않은듯한 제스처를 보였다. 이어 후반전에는 본격적으로 시간을 지연하기 시작했다. 후반시작 4분 만에 그라운드에 누운 골키퍼 알마는 후반전 초반 4~5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그라운드에 쓰러져 시간을 지연했다. 알마는 통증을 호소했고 골키퍼는 특수포지션이라 경기장 안에서 치료를 해야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벤치에 머물고 있는 시리아의 대기 골키퍼는 교체 투입을 대비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시리아의 알하킴 감독은 골키퍼 교체를 고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느긋하게 시간을 지연시켰다. 남은 경기시간이 줄어들 수록 초조해진 한국 공격진은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시리아의 골키퍼 알마는 경합 과정에서 다이빙 등 요란한 동작으로 볼을 차지한 후 그라운드에 누워 심리전을 펼쳤고 이어 볼을 경기장 밖으로 걷어내 쓰러지는 장면을 반복해 나갔다. 이날 경기 주심은 시리아의 시간지연으로 인해 인저리타임 6분을 선언했지만 시리아의 골키퍼 알마는 인저리타임이 시작되는 시간부터 그라운드에 또다시 누웠다. 결국 후반전 인저리타임 6분 중 정상적인 경기가 진행된 시간은 2분이 채 되지 않았다.

한국의 시리아 원정경기는 경기 개최전부터 이야기가 많았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제 3국 개최로 진행되는 시리아 원정경기는 두차례 장소 변경 끝에 경기 4일을 앞두고 말레이시아 개최가 결정됐다. 경기 개최 장소선정부터 매끄럽지 못했던 시리아전에서 한국은 상대의 침대축구에 위력을 드러내지 못했고 결국 득점없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한국과 시리아의 경기장면. 사진 = 대한축구협회]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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