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세는 1.5진이다.
9일부터 18일까지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2016 FIBA 아시아챌린지. 대회 성격이 애매하다. FIBA 월드컵 티켓이 걸린 대회는 아니다. 아시아챌린지 결과에 따라 상위 5개국이 내년에 새롭게 런칭하는 FIBA 아시아컵에 자동으로 출전한다. 그러나 한국이 5위에 들지 못해도 권역별 티켓 분배에 따라 얼마든지 아시아컵에 나설 수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의 경우 아시아챌린지에 나서지는 않지만, 내년 아시아컵부터 본격적으로 아시아대회에 참가한다.
때문에 아시아챌린지 성적에 집착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최근 FIBA가 공개한 각국 로스터에 따르면 1.5군 전력으로 나서는 국가가 많다. 중국은 베테랑 대열에 들어선 이젠롄은 물론, NBA 입성에 성공한 저우치, 왕저린을 출전시키지 않는다. 대부분 낯선 이름들이다. 평균나이는 22세, 평균신장은 2m다. 이란도 간판 삼총사 중 니카 바라미, 마흐디 캄라니가 빠진다. 아시아 최고센터 하메드 하다디만 참가한다. 평균 25세에 198cm다. 한국과 D조 첫 경기를 치르는 일본은 평균 27세에 191cm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세대교체를 시작한 상태다. 오히려 이번 대회에는 귀화선수 아이라 브라운이 가세했다.
반면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양동근을 제외하면 사실상 베스트전력에 가깝다. 이종현, 최준용, 강상재 등 대학 졸업반 빅3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본래 성인대표팀 주축은 아니었다. 허웅, 허훈 형제, 장재석, 정효근 등이 발탁됐지만, 조성민, 이승현, 김종규 등 가드를 제외한 각 포지션별 간판들은 모두 허재호에 가세했다.
허 감독은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세대교체를 시도하겠다는 뜻을 수 차례 드러냈다. 하지만, 애당초 30대 선수들을 더 제외하고 프로 저연차나 대학 유망주들을 더 많이 발탁하지 못한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3~4년 뒤에 열리는 2019년 중국월드컵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 현재 30대 선수들의 기량이 유지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허재호가 1.5군급 전력을 갖춘 국가가 대거 참가한 이번 대회서 우승을 해도 의미가 크지는 않다. 결과보다 중요한 건 내용이다. 철저히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양동근이 빠진 상황서 허훈과 김선형의 활용도를 끌어올리고, 조성민이 벤치에 있을 때 공격을 풀어가는 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체크해봐야 한다. 다행히 허 감독은 튀니지와의 2연전을 통해 공격 컨셉트를 외곽에 맞췄다. 수비 역시 3~5번 신장이 낮은 현실상 트랩이 가미된 지역방어, 미스매치 유발에 대한 도움수비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아시아챌린지를 기점으로 허재호만의 공수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
FIBA는 최근 D조에서 일본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이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4위를 차지한데다 브라운의 가세로 더 강해진 것으로 봤다.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사실상 베스트전력을 꾸린 한국이 1.5군급 전력으로 나선 국가들보다 높게 평가 받지 못하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한국이 아시아에서도 변방 취급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허재호가 이번 대회서 알맹이 없이 성적에만 집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 남자농구는 중대 기로에 놓였다. 허 감독을 전임감독으로 임명, 사실상 중국월드컵 예선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아시아챌린지, 내년 아시아컵은 대표팀의 색깔과 연속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1.5군급 전력을 꾸린 아시아 국가들의 미래도 내다볼 수 있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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