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망은 엇갈린다.
KBO는 극도의 타고투저 리그다. 투수들의 활약이 타자들에 미치지 못한다. 투수들의 발전 속도가 타자들의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다. 때문에 타자들을 압도하는 에이스 투수의 가치는 엄청나다.
그래서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대단하다. 그는 올 시즌 20승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는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에 이어 2년만에 20승 투수를 배출했다. 그렇다면 특급 투수의 상징과도 같은 2점대 평균자책점, 200이닝, 200탈삼진 주인공은 나올 수 있을까.
▲2점대 ERA
2012시즌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는 무려 6명이었다. 그러나 2013년에는 3명으로 줄어들었다. 심지어 2014년에는 단 1명도 나오지 않았고, 작년에도 1명에 불과했다.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1.82)을 끝으로 명맥이 끊긴 1점대 평균자책점은 고사하고, 2점대 평균자책점도 귀한 시대다.
올 시즌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도 많지 않을 듯하다. 현 시점에선 니퍼트가 유력 후보다. 3.01이다. 두산은 10경기를 남겨뒀다. 니퍼트는 잔여 경기서 1~2차례 등판 가능하다. 충분히 2점대 진입이 가능하다. 다만 한 차례라도 크게 무너지면 2점대 진입은 물 건너간다.
평균자책점 2위 장원준(두산, 3.39), 3위 헥터 노에시(KIA, 3.42), 4위 양현종(KIA, 3.65), 5위 신재영(넥센, 3.77) 등은 현실적으로 2점대 진입이 쉽지 않다. 사실 3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도 귀하다. 작년에는 평균자책점 3점대 이하 투수가 10명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7명이다. 극심한 타고투저로 평균자책점 4점대 투수도 톱10에 들어온다.
▲200이닝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는 무려 234⅔이닝을 던졌다. 훗날 약물파동으로 퇴색됐다. 그래도 투수 분업화가 이뤄진 현대야구서 좀처럼 기록하기 힘든 수치인 건 분명하다. 그해 류현진(당시 한화)도 211이닝을 던졌다.
이후 200이닝 투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2012년 브랜든 나이트(당시 넥센)가 208⅔이닝을 소화했다. 2013년 레다메스 리즈(당시 LG)가 202⅔이닝, 2015년부터 페넌트레이스가 144경기 체제가 되자 조쉬 린드블럼(롯데), 에릭 헤커(NC)가 210이닝, 204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에는 헥터 노에시(KIA)가 200이닝을 예약했다. 194⅔이닝을 던졌다. 당장 다음 등판(21일 광주 넥센전 혹은 23일 창원 NC전)서 200이닝 돌파가 가능하다. 메릴 켈리(SK, 186⅔이닝), 양현종(KIA, 182⅔이닝), 헨리 소사(LG, 180이닝)의 경우 잔여경기 등판 스케줄에 따라 200이닝에 도전할 수 있다. 만약 양현종이 200이닝을 돌파할 경우 9년만의 토종 200이닝 투수가 된다.
▲200탈삼진
20승, 200이닝에 비해 200탈삼진은 달성 가능성이 희박하다. 탈삼진 1위는 144개의 마이클 보우덴(두산)이다. 보우덴은 올 시즌 이닝당 0.9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두산의 잔여경기는 10경기. 산술적, 현실적으로 200이닝은 힘들다. 켈리(142개), 린드블럼(138개), 양현종(137개), 브룩스 레일리(롯데, 136개) 등이 펼치는 탈삼진왕 경쟁이 관심사다.
한 시즌 200탈삼진이 쉽지는 않다. 류현진이 2012년 2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뒤 KBO리그 200탈삼진 투수는 사라졌다. 그래도 작년부터 144경기로 확대되면서 200탈삼진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작년 탈삼진 1~2위 차우찬(삼성, 194개), 밴헤켄(193개)은 200탈삼진에 근접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잔여일정을 감안하면 최대 160~170개 수준에서 탈삼진왕이 결정될 듯하다. 타자들은 점점 진화한다. 쉽게 삼진으로 물러나지 않는다. 니퍼트, 헥터 등 리그 정상급 외국인투수들은 삼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적절히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즐긴다.
[니퍼트(위), 헥터(가운데), 보우덴(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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