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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허재 감독에게 쉴 시간은 없다.
FIBA 아시아챌린지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20일 밤 귀국과 동시에 해산했다. 하지만, 허재 감독은 쉴 수 없다. 그는 2019년 FIBA 중국월드컵 아시아 예선이 끝나는 2019년 2월28일까지 지휘봉을 잡는 전임감독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허 감독은 귀국 인터뷰서 내년 대표팀 멤버 구성, 컨셉트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무조건 어떻게 하겠다고 못을 박지 않았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각도로 살펴보고, 연구하겠다는 의지였다.
가장 중요한 건 허재호의 방향성이다. 중국월드컵 이후에도 세계무대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농구협회가 전임감독제를 채택한 궁극적인 이유다. 허 감독은 내년 아시아컵,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한국 남자농구의 성장 모델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시아챌린지 준우승으로 허 감독의 철학, 남자농구의 미래를 논하는 건 곤란하다. 과정일 뿐이다.
▲허재호 향후 스케줄
향후 스케줄을 살펴보자. 허재호의 목표는 2014년 스페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권 획득이다. 2017년 8월 중국 혹은 호주에서 FIBA 아시아컵이 열린다. 그리고 9월부터 곧바로 중국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에 돌입한다. 2018년까지 홈&어웨이 방식의 1~2차 예선을 치른다.
우선 1차 예선서 16개국(호주, 뉴질랜드 포함)이 A~D조로 나뉘어 홈&어웨이 방식으로 총 6경기를 치른다. 1차예선 각조 상위 3개국, 총 12개국이 다시 A,B조로 나뉘어 2차 예선을 치른다. 홈&어웨이 방식으로 10경기를 치러 상위 3개국과 조 4위간의 최종 홈&어웨이 맞대결을 통해 총 7개국이 중국월드컵에 출전한다. 중국월드컵은 2019년 8월31일부터 9월15일까지 8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FIBA 관계자들이 10월 1~2일 방한, 농구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FIBA 국제대회의 바뀌는 시스템, 중국월드컵 예선 및 본선 세부 일정 등을 소개한다.
▲허재 감독 행보
허 감독은 내년 아시아컵과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본격적으로 대표팀 컨셉트와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멤버 구성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챌린지에도 처음에 뽑았던 몇몇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최적의 멤버 구성,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멤버 구성이 필요하다. 멤버가 바뀌면 허재호가 구사할 수 있는 전술전략이 바뀔 수 있다.
허 감독은 "곧 프로농구가 개막한다. 경기장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선수를 체크할 것이다. 개개인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대학리그 플레이오프, 전국체전 등도 볼 것이다"라고 했다. 직접 발품을 팔아 대표급 선수들을 완벽히 파악, 옥석을 고르겠다는 의지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변수
변수가 많다. 일단 귀화선수 영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허 감독도 원한다. 한국 외에 아시아에서 귀화선수로 전력보강을 하지 않는 국가는 거의 없다. 빅맨이 필요하다. 한국에는 아시아를 압도하는 공수 테크닉과 파워를 갖춘 빅맨이 없다. 한국농구의 구조적 약점이다. 귀화선수의 수준에 따라 골밑 수비 전술은 물론, 외곽 수비와 제공권, 공격 루트 다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한 마디로 허재호 컨셉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농구협회가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예산으로는 수준급 귀화선수 영입이 쉽지 않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첼시 리 사건 이후 (법무부에서) 농구계의 특별귀화 추진을 곱게 보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어쨌든 귀화선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점검 및 논의할 필요가 있다. 되도록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 허 감독도 "협회와 상의를 해봐야 한다"라고 신중하게 말했다. 중국월드컵 이후를 감안, 16세 이하 외국선수의 귀화를 추진(FIBA는 16세 이하 특별귀화는 제한하지 않는다)하는 것도 방법이다. 허 감독과 농구협회의 조율이 필요하다.
대표팀 운영 시스템도 재정립이 필요하다. 10월 말 FIBA 실사단이 방한, 한국농구의 전반적인 운영 시스템을 점검한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KBL, WKBL 선수들의 농구협회 등록은 완료됐다(FIBA는 농구협회만 인정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세부적인 운영 규정이 미흡하다. 예를 들어 대표팀 소집기간 선수들의 프로아마최강전 참가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대학 유망주들의 경우 각종 겹치기 출전으로 부상 등 부작용이 뒤따른다. KBL, 대학과의 조율이 필요하다. 월드컵 예선에 대비, 프로농구 시즌 중 대표팀 소집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 규정을 꼼꼼히 만들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 농구협회가 해야 할 일이지만, 허 감독이 직접 KBL, 대학 감독들과 소통하면서 접점을 만드는 과정도 필요하다. 10월 말 FIBA 실사단이 이런 부분들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2016년 허재호 일정은 끝났다. 그러나 허 감독은 쉴 시간이 별로 없다.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여전히 한국 남자농구는 위기다.
[허재 감독.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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