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LG 트윈스 주장 류제국이 8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류제국은 "좋다. 날아갈 듯이 기분 좋다"라며 웃었다.
류제국이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선발 등판, 8이닝 1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LG는 류제국의 호투 속에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더해 1-0으로 승,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류제국은 5회초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는 등 KIA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8회말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 6회초 1사 후 브렛 필에게 허용한 2루타가 유일한 피안타였다.
류제국은 이날 116개의 공을 던졌으며, 직구(74개) 최고구속은 145km로 집계됐다. 변화구 가운데에는 강점인 커브가 가장 많았다. 24개 뿌리며 KIA 타선을 틀어막았고, 커터(12개)와 체인지업(6개)도 적절히 구사했다.
비록 양현종과의 맞대결 무승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도합 6경기까지 이어졌지만, 류제국은 웃으며 인터뷰실을 찾았다. 자신의 1승보다 값진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류제국은 경기종료 후 "좋다. 날아갈 듯이 기분 좋다. 3이닝까지는 KIA의 응원소리가 하나도 안 들렸다. 3이닝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류제국은 더불어 "(정)상호 형이 주문한 코스와 달리 가운데 몰리는 공이 있었다. 4회에 상호 형이 올라와서 얘기해줬는데, '나도 아는데 잘 안 된다'라며 웃었던 적도 있었다. 4회부터는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류제국은 공을 116개나 던진 것에 대해 "긴장하고 집중하다 보니 체력도 고비가 왔지만, 이를 넘기니 괜찮아졌다. '내가 점수를 주면 지금까지 야수가 해줬던 것들도 다 무너진다'라는 생각에 집중력을 가지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류제국과 양현종은 '명품투수전'을 전개했다. 양현종 역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류제국에 맞섰다.
류제국은 "양현종 선수에게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것 같다. 오늘은 어떻게든 이겨보고 싶었다. 내가 점수를 안 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양현종 선수도 점수를 안 주는 투수니 '무실점' 생각만 했다"라고 말했다.
류제국은 이어 정상호와 나눈 볼 배합에 대해 "괜히 볼 던지지 말고 빨리 빨리 승부하라고 하셨다. 실투가 계속 없었는데, (이)범호 형에게 던진 몸에 맞는 볼이 첫 실투였다. 상호 형이 '이제 긴장 좀 풀리냐?'라고 하시더라(웃음). 굳이 몸쪽으로 던져서 몸에 맞는 볼 던질 필요 없다는 말씀도 하셨다"라고 말했다.
류제국은 더불어 넥센 히어로즈와 맞붙는 준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묻자 "후배들이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 보니 선수들이 긴장을 하는 모습이 보이더라. 그나마 오늘 이겨서 다행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선수들이 긴장보다는 즐기는 마음이 클 거라 생각한다. 나는 똑같이 즐기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기면 좋겠지만, 지더라도 부담 없이 임하고 싶다. 선수들도 그랬으면 한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류제국.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