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에 2016년 포스트시즌은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리빌딩을 진행 중인 팀이다. 2년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하는 게 최대목표였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포스트시즌서도 승승장구 중이다. KIA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을 1승1패로 마쳤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도 3승1패로 통과했다.
2014년 이후 2년만의 플레이오프 복귀. 쉽게 상상하지 못했다. 2년 전과 지금 LG 라인업은 확연히 다르다. 양상문 감독은 2년 전 지휘봉을 잡고 리빌딩을 천명했다. 실제 어려움도 많았다. 이병규(9번)를 전력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과정에선 주위에서 아쉬운 말도 들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뚝심 있게 리빌딩을 진행했다. 30대 중반 이상의 베테랑은 내야수 정성훈, 외야수 박용택, 셋업맨 이동현 정도다. 내야에 오지환 양석환 서상우 황목치승, 외야에 안익훈 이천웅 문선재 채은성, 포수 유강남, 셋업맨 김지용과 정찬헌, 마무리 임정우까지. 20대 중~후반 선수들이 각 파트별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2년이 흐른 지금, 이들을 중심으로 LG 리빌딩은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고무적인 건 젊은 선수들이 큰 경기서 돈 주고도 하지 못할 경험을 충분히 쌓는 부분이다. LG는 이미 포스트시즌만 6경기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부작용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무래도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는 달리 개개인에 대한 견제가 극심하다. 매 순간이 승부처라 실패에 대한 대가도 크다.
오지환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서 결정적인 실책으로 팀 패배 빌미를 제공했다. 유강남은 3루 베이스코치의 실수 속 결정적인 주루사를 범했다. 이밖에 젊은 타자들은 상대 핵심투수들에게 확실한 노림수 타격을 하지 못해 찬스를 놓쳤다. 17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역전승했지만, 8회 이전까지 적지 않은 찬스를 날렸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승부처서 크고 작은 성공을 성취하면서 소중한 자산을 만들었다. 오지환은 와일드카드 1차전 실책 악몽을 딛고 2차전서 연이은 호수비로 반전했다. 멘탈을 스스로 다잡았다는 증거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는 12타수 6안타 3타점으로 MVP에 선정됐다. 특히 4차전 결승타(1타점 우전적시타)가 돋보였다. 빠른 공을 주무기로 삼는 넥센 마무리 김세현으로부터 평소보다 스트라이드 폭을 좁혀 간결하게 타격했다. 오지환은 "단순하게 생각했다. 빠른 공을 노렸다.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폭을 좁혔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스트라이드 폭을 좁히면 타격 타이밍을 조금 빠르게 가져간다. 뻐른 공 공략에 용이하다. 정규시즌부터 그랬지만, 큰 경기서 결정적 승부처에 스스로 변화해서 좋은 결과물을 이끌어낸 게 고무적이다.
유강남도 준플레이오프 3차전 맹활약으로 이전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결승 투런포는 넥센 신재영의 초구 바깥쪽 패스트볼을 처음부터 노린 결과였다. 허프와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연이어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3차전 7회초 1사 3루 위기서 베테랑 이택근에게 적극적인 몸쪽 승부로 내야 뜬공을 유도한 것, 김지수에게 3B로 몰렸으나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게 한 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건 백미였다. 허프의 제구력과 체인지업 구사력을 믿고 과감한 리드를 한 게 성공했다. LG는 유강남의 공헌으로 7회초 위기를 넘긴 뒤 7회말 상대 실책으로 만든 찬스서 2득점, 승부를 갈랐다. 유강남은 이런 경험을 통해 한층 성숙해졌다.
LG 젊은 선수들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매 순간의 승부처를 경험하고 극복하면서 개개인의 야구를 살찌워나가고 있다. 성공만큼 실패도 많았다. 그러나 그마저도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NC와의 플레이오프서도 또 좋은 경험을 쌓는다. 그 사이 LG 리빌딩은 무르익는다. 이젠 완성단계에 돌입했다. LG 야구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LG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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