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한화가 결국 ‘신용과 의리’를 택했다.
한화 이글스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7시즌에도 김성근 감독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014년 10월 한화와 3년 계약을 맺은 김 감독은 중도 퇴진 없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게 됐다.
한화는 김 감독의 유임을 전하면서 “명문 구단 도약을 위한 운영 방향 개혁, 전문성 강화, 이글스 문화 재정립 등의 내용을 담은 이른바 ‘강팀 도약을 위한 New Challenge’를 선언했다. 이의 일환으로 전문 야구인인 박종훈 전 LG트윈스 감독(現 고양다이노스 본부장)을 신임 단장으로 영입했다.
김 감독은 지난 쌍방울, LG, SK 사령탑 시절 이른바 ‘야신(野神)’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적재적소의 용병술, 혹독한 훈련, 부족한 전력의 극대화 등을 통해 하위권의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능력이 탁월했다. 최근 몇 년간 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도 이러한 김 감독의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부임 첫해(2015년) 68승 76패의 성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3~2014년 2시즌 연속 최하위의 팀을 6위에 올려놓긴 했으나 야신이라는 타이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등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친 결과였다. 올 시즌 역시 66승 3무 75패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무엇보다 김 감독의 경기 운영 방식이 시즌 내내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기준이 없는 선발 마운드 운용, 불펜투수들의 혹사 등으로 인해 권혁, 송창식, 윤규진, 박정진, 김민우, 장민재 등 다수의 주축 선수들이 수술을 받았다. 휴식없는 훈련 일정, 특타 등도 수많은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한화의 일부 팬들을 중심으로 김 감독 퇴진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는 김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다. 한화그룹은 ‘신용과 의리’를 사훈으로 삼을 정도로 사내 직원에 대한 신뢰가 깊다. 최근에는 사훈과 신용을 재해석한 ‘도전-헌신-정도’를 새로운 기업 가치로 내세우며 신뢰라는 가치를 더욱 공고히 했다. 김 감독의 유임도 한화의 이러한 기업 풍토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김 감독이 한화 이글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만은 아니었다. 한화는 김 감독 부임 이후 KBO리그 인기구단 반열에 오르며 대중과 미디어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중독성 있는 야구를 펼친다 해 '마리한화'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결과 2년 연속 최다 관중을 경신했다. 각종 구단 관련 상품의 매출, 광고 수입 증가 등의 금전적인 상승 효과도 누렸다.
악화된 여론, 지난 2년 간 김 감독이 드러낸 의문의 리더십에도 한화는 결국 '신용과 의리'를 택했다. 한화의 선택이 다음 시즌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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