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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팬, 무덤 속 아버지와 함께 중계 시청한 사연

시간2016-11-04 15:15:22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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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시카고 컵스의 한 팬이 우승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아버지와 함께 월드시리즈 중계를 들은 사연이 소개됐다.

시카고 컵스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컵스는 1908년 우승 이후 무려 108년 만에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우승이 너무나 오래 걸린 만큼 그에 관련한 각종 흥미로운 사연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5일 컵스의 한 팬이 무덤 속의 아버지와 함께 컵스 우승의 기쁨을 나눈 사연을 소개했다.

노스 캐롤라이나주에 사는 웨인 윌리엄스(68)씨는 월드시리즈 7차전이 열린 3일 인디애나주에 있는 아버지 묘소를 방문했다. 집과 묘소의 거리는 무려 600마일(약 965km)에 달했다. 칠순이 코앞인 윌리엄스는 약 1000km에 달하는 거리를 혼자 운전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결국 부친 묘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시청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아버지와 함께 한 약속 때문이었다. 윌리엄스는 부친 생전에 아버지와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보자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53세이던 1980년 암으로 눈을 감았다. 자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것.

윌리엄스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다. 컵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부터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 중계를 시청해야겠다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폭스스포츠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연장 10회말 컵스의 최종 우승이 확정됐을 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덤을 향해 “우리가 해냈어요”라고 조용히 말했다. 그러면서 컵스 구단 로고가 새겨진 깃발을 조심스레 부친 묘 옆에 살포시 올려놨다. 컵스의 108년만의 우승이 만든 감동의 이야기였다.

[부친의 무덤 앞에서 월드시리즈를 시청하는 웨인 윌리엄스. 사진 = 폭스스포츠 라디오 공식 트위터 캡처]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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