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승 승부수인가.
4년 100억원에 FA 최형우를 영입한 KIA. 최형우에게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다는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다. KIA의 최형우 영입은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올 시즌 성과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2017시즌은 김기태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다. 김 감독은 지난 2년간 사실상 2017시즌을 염두에 두고 리빌딩을 진행했다. 젊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최형우도 잡았다. 내년에는 우승권 도약을 노리는 게 당연하다.
결정적 변수가 있다. FA 양현종이다. 그는 해외진출을 노린다. KIA보다 우선순위다. KIA는 사실상 양현종이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장기레이스든, 단기전이든 에이스의 이탈은 뼈 아프다.
즉, KIA에 최형우 영입은 혹시 양현종을 놓칠 경우에 대비, 전력손실을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KIA로선 양현종 잔류가 불투명한 상황서 최형우도 잡지 못하면 내년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오히려 최형우를 잡은 상황서 양현종까지 붙잡으면 우승권 전력에 다가설 가능성은 더 커진다. 그럴 경우 최형우 영입은 우승을 위한 승부수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야구는 변수가 많다. 마운드의 마이너스를 타선의 플러스로 만회한다고 해도 실전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는 미지수다. 최형우를 영입했지만, 양현종이 떠난다면 그 공백은 공백대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에이스 양현종이 팀 마운드와 KIA 전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최형우가 좋은 타자이지만, 매 경기 잘 칠 수도 없다. 현 시점서 최형우 영입과 양현종의 이탈 가능성에 대한 손익계산을 명확히 내리는 건 힘들다.
포지션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최형우는 좌익수 혹은 지명타자 요원이다. 주축멤버들의 포지션이 최형우와 겹친다. 올 시즌에는 김주찬이 좌익수, 나지완이 지명타자로 많이 뛰었다. 물론 김주찬은 1루도 가능하다. 김주찬이 1루로 간다고 해도 혹시 24일 myKBO의 언급대로 외국인 외야수(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할 경우 역시 외야는 꽉 들어찬다. 지난 1~2년간 가능성을 보여준 김호령, 노수광, 오준혁 등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안치홍의 복귀로 2루와 외야가 모두 가능한 서동욱도 외야수로 뛰어야 한다.
효율적인 포지션 이동, 타순배치가 가능하면 최형우 영입은 우승을 위한 승부수다. 장기레이스인 걸 감안하면 적절한 운용의 묘로 최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최형우 영입으로 나지완과 김주찬, 그리고 기존 젊은 외야수들의 쓰임새가 줄어들면서 시너지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중복투자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결과는 2017시즌이 끝나면 나온다.
내년 KIA는 어떤 모습일까. 현재로선 변수가 많다. 양현종의 거취와 최형우 영입에 의한 포지션 교통정리, 새 외국인선수들 구성까지. 최형우 영입으로 KIA가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난 건 분명하다. 다만, 최형우가 KIA 우승청부사가 될 수 있을 것인지는 각종 변수들이 어떻게 풀려가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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