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WKBL 중위권이 대혼전 조짐이다. 2위 KB(4승4패)부터 최하위 신한은행(2승6패)까지 단 2경기 차다. 그 사이 3위 삼성생명(4승5패), 공동 4위 KEB하나은행, KDB생명(3승5패)이 촘촘히 늘어섰다. 2~5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시즌 전 예상과는 조금 다른 흐름이다. 우리은행(9승)의 선두독주는 예상됐다. 그러나 애당초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KB, 삼성생명, KDB생명보다 뒤처질 것으로 보였다. 실제 부상자가 많고, 멤버 구성자체가 약하다.
그런데 하나은행이 예상 외로 만만하지 않다. 1라운드서 전패했지만, 4쿼터 승부처를 넘기지 못해 내준 게임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2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정비, 3연승을 내달렸다. 팀 자체가 체질개선을 했다. 지난 시즌 하나은행은 첼시 리와 버니스 모스비에게 볼을 투입하고 서 있는 농구를 했다. 정통농구였지만, 투박했다. 그러나 올 시즌 하나은행은 확실한 에이스 없이 코트에 투입된 전원이 움직이는 농구를 한다. 내, 외곽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이 돋보인다. 터프샷을 던지는 비율이 확 줄었다. 2-3지역방어와 하프코트 프레스의 조직력도 지난 시즌보다 좋다. 개개인의 공수 역량은 떨어지지만, 처절한 체력전으로 버텨내고 있다.
반면 KB와 삼성생명, KDB생명은 예상 외로 확 치고 나가지 못한다. KB는 바샤라 그레이브스의 기량이 떨어진다. 플레넷 피어슨의 위력도 지난 시즌 KDB생명 시절만큼은 아니다. 승부처에 피어슨이 투입될 때 골밑 제공권이 약화되는 약점이 있다. 외국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강아정에게 의존하는 경향도 있다. 특급신인 박지수도 발등 부상으로 당분간 합류할 수 없다. WKBL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삼성생명은 나타샤 하워드가 KB시절보다 좋은 활약을 펼치지만, 에이스 엘리사 토마스가 부상으로 물러났다. 박하나도 손가락 부상에서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이미선 공백도 여전히 느껴진다. KDB생명은 카리마 크리스마스가 안정적으로 공격을 이끌지만, 이경은, 한채진, 조은주의 기복이 심하다. 수비조직력도 안정적이지 않다.
신한은행은 두 외국선수 아둣 불각, 알렉시스 바이올레타마 모두 기량이 떨어진다. 불각 대신 새 외국선수 데스티니 윌리엄스를 데려왔다. 윌리엄스의 적응과 국내선수들과의 시너지효과에 올 시즌 신한은행의 명운이 걸렸다. 지금은 최하위지만, 김단비, 곽주영, 김연주가 버티고 있다. 쉽게 밀려날 전력은 아니다.
결국 하나은행의 예상 밖 선전에 KB, 삼성생명, KDB생명이 치고 올라가지 못하면서 중위권이 대혼전에 빠졌다. 최하위 신한은행도 언제든지 중위권 다툼에 가세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사실상 우리은행을 제외한 5개 구단의 전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압도적인 팀이 없다"라고 했다.
WKBL을 주름 잡았던 베테랑들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완전히 물러났다. 그나마 이름값이 있는 베테랑 간판급들은 경기력 기복이 심하다. 외국선수들의 수준도 지난 시즌만큼 안정적이지 않다. 감독들도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부분이 보인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5개 구단의 수준은 예전에 비해 하향평준화 됐다. 전력 불안정성이 심하다. 우리은행과는 달리 확실한 컬러와 위기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팀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았다. 최근 3연승을 달린 하나은행도 당연히 나머지 중위권 팀들을 압도하는 전력이 아니다. 결국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과 감독들의 경기운영에 따라 얼마든지 승패가 뒤바뀔 수 있다.
우리은행은 선두독주체제를 갖췄다. 나머지 5개 구단의 중위권 대혈투가 이어질 조짐이다. 전력이 불안정하고 변수가 많다. 판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WKBL 장면.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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