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KGC인삼공사는 승승장구 중이지만, 김승기 감독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슈터 전성현의 슛 감각이 살아나야 팀의 상승세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게 자체진단이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2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96-71로 승, 올 시즌 최다 타이인 5연승을 질주했다. 원주 동부와 공동 3위를 유지한 KGC인삼공사는 2위 서울 삼성과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KGC인삼공사와 kt의 객관적 전력 차는 크다. KGC인삼공사는 벤치멤버까지 두꺼운 반면, kt는 주축선수들이 줄 부상을 당해 엔트리를 구성하는 것조차 힘겹다. 지난 27일 KGC인삼공사전은 전날 전주 원정경기를 치른 후 맞이한 백투백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은 오히려 주축선수들이 방심하는 것을 우려했다. 최정예멤버가 선발로 나서 초반에 기세를 넘겨준다면, 자칫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KGC인삼공사가 이날 전성현, 한희원을 선발로 투입한 이유였다.
김승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전)성현이, (한)희원이라면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모처럼 선발 출전인 만큼, 기대를 걸겠다는 의미였다. 실제 전성현이 올 시즌 선발 투입된 건 지난달 30일 전주 KCC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전성현의 강점인 3점슛은 침묵했다. 1쿼터에 던진 2개의 3점슛 모두 림을 외면했고, 이어 중거리슛도 실패했다. 결국 김승기 감독은 이내 전성현을 교체했다. 전성현은 이날 9분 11초 동안 무득점 1리바운드에 그쳤다.
kt전 포함 전성현의 올 시즌 기록은 12경기 평균 6분 54초 1.7득점 3점슛 0.4개다. 3점슛 성공률은 27.8%(5/18). 김승기 감독이 kt전 완승을 거두고도 불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김승기 감독은 “성현이나 희원이 쪽에서 뭔가가 나와야 한다. 기대를 했는데 또 실패했다”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승기 감독은 이어 “슛이 안 들어가더라도 자신 있게 던졌으면 하는데, 그 모습이 안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평균 7.9개의 3점슛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정현을 비롯해 마리오 리틀, 강병현, 김기윤이 번갈아가며 터뜨리는 3점슛은 속공과 더불어 KGC인삼공사가 내세울 수 있는 강력한 무기였다.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키퍼 사익스는 마리오에 비해 폭발력이 부족하고, 강병현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김기윤의 컨디션도 들쭉날쭉해 사실상 꾸준히 3점슛을 터뜨릴 슈터는 이정현이 유일하다. 실제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평균 3점슛 6개(8위)에 그쳤고, 성공률도 30%(9위)에 불과하다. 김승기 감독이 전성현의 부활을 고대하고 있는 이유다.
전성현은 정규리그 통산 112경기서 평균 15분 12초 동안 평균 1개의 3점슛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더 강했다. 8경기 평균 20분 23초 동안 1.6개의 3점슛을 넣었다. 전성현은 단점도 명확한 슈터지만, 슛만큼은 배짱 있게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 식스맨으로 중용 받았다. 빠른 템포로 던지는 슛으로 팀 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현재까지는 3점슛이 잠잠하지만, 김승기 감독은 여전히 전성현을 신뢰하고 있다. “비시즌에 열심히 운동을 했기 때문에 더 아쉽다. 그래도 트레이드할 생각은 전혀 없는 선수다. ‘코트에서 자신 있는 것을 마음껏 해라. 10점차로 뒤처져도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따라가 줄 것’이라고 말해줬다.” 김승기 감독의 말이다.
슈터의 역할은 달아날 때, 추격할 때 등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고 시도하는 3점슛이다. KGC인삼공사가 전성현에게 원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불꽃슈터’ 전성현의 지원사격은 언제쯤 더해질까. KGC인삼공사가 이정현의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의 위력도 배가시키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X-FACTOR다.
[전성현.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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