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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우쭈~"
가수 겸 배우 허영지가 베들링턴테리어(Bedlington Terrier) 종인 4개월 된 우주와 폴짝폴짝 뛰며 카페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우주는 건강하고 활발한 이미지인 주인을 닮아 파이팅이 넘쳤습니다. 허영지와 기자는 인사도 나눌 겨를 없이 신이 나 달아나는 우주의 뒤꽁무니를 쫓았고, 한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익숙한 '개어멈'의 냄새가 났습니다. 테이블에 둘러앉아 숨을 고르고는 개인기부터 자랑합니다. 열두 살짜리 포메라니안(Pomeranian)을 키우는 기자와 서로의 휴대폰 사진첩을 들여다보며 뽐내기를 30분여. 모처럼 대화가 되는 상대를 만났다는 표정으로 허영지가 말했습니다. "인터뷰 두 시간하면 안 돼요?"
최근 허영지와 '펫인터뷰'를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펫인터뷰'는 스타와 매일 같이 먹고 자고, 여행하는 반려견을 동반해 대화하는 콘셉트로 마이데일리가 새롭게 기획한 인터뷰 코너입니다.
-반려견 소개를 해주세요.
"제가 4개월 된 우주를 키우고 있어요. (11월 22일 당시) 정확히 말하자면 4개월하고 5일 지났네요. 기록도 해 뒀어요. 본가에서 4살 된 레옹이와 열매를 키우고 있고요. 모두 베들링턴테리어라는 종이에요.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요?
"우주는 사진으로 처음 보고 '우주주주' 하다가 우주가 됐어요. 레옹이는 덩치도 작고 아팠어요. 나폴레옹처럼 작아도 씩씩하라고 레옹으로 부르게 됐고요. 열매는 가족 사랑을 열매처럼 맺게 해달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요?
"이모, 이모부가 남양주 덕소에서 유기견 60마리 정도 돌보고 계세요. 원래는 분양 하려고 몇 마리 키우셨는데, 주변에서 유기견이 될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하나 둘씩 데리고 오신 거죠. 레옹, 열매, 우주 순으로 데리고 오게 됐는데, 유기견은 아니고 거기서 태어났어요.
-지금은 우주랑 단 둘이 살고 있다고요.
"처음에는 본가에서 열매를 데리고 왔는데, 열매가 레옹이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컸던 거예요. 도저히 둘을 떨어뜨려 놓을 수가 없어서 다시 집으로 보냈죠. 그리고 4개월 전에 이모부가 우주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제가 당장 데리고 오고 싶다고 했죠."
-우주한테 가장 고마웠을 때는 언제예요?
"촬영을 멀리 다녀왔는데 현관 앞에서 자고 있던 거예요. 지인에게 전화 걸어서 '우주 좋아' 하고 운 적도 있어요. 우주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 드러내고 싶었었죠. 아 그리고 집에 두고 외출할 땐 반려동물 전용채널을 꼭 틀어줘요.
베들링턴테리어는 우울증 치료견이기도 해요. 가장 고마웠던 적은 속상한 일이 있어서 집에 울면서 들어갔는데 우주가 절 빤히 쳐다보고 있는 거예요. 보통 같았으면 놀아달라고 보챘을 텐데. 항상 든든하고 고마워요."
-반려견들과 떨어져 있었을 때도 있었나요?
"카라 활동 할 때, 새벽에 일정 마치고 오전 7시 픽업이 예정돼 있어도 몰래 집에 다녀왔어요. 매니저 언니랑 같이 살았었는데 의심도 받았죠. 하도 집에 몰래 오니까 아빠가 데리러 오기도 했어요. 레옹이랑 열매는 저에게 그 정도로 힐링이 되는 존재들이에요. 두 시간도 안 자도 좋을 만큼이요."
-모두 건강한가요?
"레옹이는 수컷인데 크기가 암컷만 했어요. 홍역에 걸렸는데 어미가 새끼를 안 돌보더라고요. 제가 레옹이를 데려가겠다고 했었죠. 눈물샘이 파괴 돼서 눈을 잘 못 떴어요. 평생 눈물 억제 약을 넣어줘야 한대요. 강아지들은 기분 좋으면 코가 촉촉한데 레옹이는 코도 건조해요. 바세린을 수시로 발라주기도 하고요."
-보호소는 자주 다녀오나요?
"'룸메이트'에 나왔던 오이가 거기 있어요. 사랑이 고팠던 아이예요. 페리스코프라는 생방송 스트리밍 앱이 있는데 그거 통해서 근황 공개도 해요. 팬들도 많이 반가워 해주시고요.
오이가 저를 보면 항상 울어요. 하울링 같은 거요. 다른 사람들한텐 안 그런다는데 저를 항상 기억하고 있다니 너무 슬프죠."
-'룸메이트' 출연 당시 오이를 유독 예뻐했었죠.
"오이는 모란시장에 오이 사러 갔다가 만나서 데려온 친구에요. 촬영장에서 냄새도 엄청 풍기고 다니는 걸 제가 붙잡아서 목욕도 시켜주곤 했는데.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이 장난꾸러기였잖아요. 항상 묶여 있어서 동물보호협회 같은 곳에서 지적도 받았었고요. 사실 오이가 전선들을 다 물어 뜯어서 모든 촬영이 중단 된 일도 있었어요. 그런데 오이가 문제를 일으키는 모습을 방송에 노출시킬 순 없었죠. '룸메이트'가 종영하고 오이가 갈 곳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모, 이모부 곁에 오게 됐어요."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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