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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한한령은 많은 국내 한류 스타들의 중국 활동 길을 막았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중국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한류 스타들의 모습을 자취를 감췄다. TV뿐만 아니다.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한류 콘텐츠, 한국 연예인들이 설 자리를 잃어갔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심지어 라디오에서까지 한국 노래를 쉽게 들을 수 없게 됐다.
중국에서 한류 제한령, 금한령을 통보했다는 소문이 돈 건 지난 7월. 이후부터 한류 연예인의 출연이 무산되거나 CF모델에서 교체되는 일들이 일어났다. 중국의 여러 방송에서 한국 연예인들이 통편집 되거나 모자이크 되는 일도 다반사. 다수 한류 콘텐츠 또한 장기간 심의가 나지 않은 채 중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련의 상황에 중국의 화상보는 “한류가 가장 큰 시장을 잃었다”고 평했다.
한국에서 한한령을 주시하고 있는 이들에게 가장 피부로 다가오는 사례들은 한국 연예인을 향한 잇따른 제제일 것. 이와 관련, 중국에서 활동 중인 혹은 활동했던 연예인들 역시 피부로 한한령을 느끼고 있지만 중국의 눈을 의식해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 어느 소속사도 한한령의 피해를 봤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이 없다. 중국에서 한국발 소식들에 주목하고 있는데다, 한국이 중국내 보도를 인용해 현지 상황을 전하듯 중국 역시 한국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는 탓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한령 관련 보도가 중국 내 한한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한령에 대한 도 넘은 걱정과 일부 격양된 반응들이 중국을 자극시키거나 반한류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중국이 자국 내 문화권을 주도하는 한류에 위협을 느끼고 있고 일부 한류 스타들의 거액 출연료에 불만이 터져 나오는 시기 불거진 일들인 만큼, 더욱 부정적 방향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견해다.
실제 한 한류스타가 소속돼 있는 소속사 관계자 A씨는 “한국에서 한한령에 대해 너무 오버돼 보도되고 있는 면이 있다”고 걱정했다. 한한령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중국 내 활동이 완벽하게 가로막힌 건 아니며, 오히려 중국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한류스타가 소속된 소속사 관계자 B씨는 “제작사의 경우 우리와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겠지만,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류 스타는 중국 내 입지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제약을 받는 정도가 다른 것 같다”며 현지화에 성공했거나 중국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스타의 경우 다른 한류스타보다 한한령으로 받는 피해가 극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온 스타’라기 보다 ‘아시아의 스타’, ‘월드와이드 스타’라는 인식이 박힌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제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 배우의 경우 한한령으로 시끄러운 시기 아무런 제약 없이 중국 드라마 촬영에 임했으며, 최근 여러 건의 광고도 새로 계약했다.
또 다른 한류스타가 몸담고 있는 소속사 관계자 C씨는 “굳이 중국에서 꼭 활동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아예 활동이 불가능 한 건 아니다. 어렵기는 해도 시도해볼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 내 분위기도 있는 만큼, 무리해 중국 활동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를 쓰고 중국 활동을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국내 활동에 치중하는 것이 더 긍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한 소속사의 경우 소속 연예인이 중화권에서 활동 중이지만 이와 관련한 소식들을 국내에 알리지 않고 있다. 나서서 알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관계자 모두 중국에서 활동하기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다. 한한령이 실재하며, 이에 따라 중국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한류 스타가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제 막 중국에서 자리를 잡거나 중국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한한령이 언제까지나 계속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중국 내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며 앞으로 변화될 한한령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 YTN, MBN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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