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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김윤석과 하정우가 나란히 장준환 감독의 신작 '1987'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출연이 확정될 경우, 벌써 세 번째 호흡이지만 영화팬들에게 이 조합은 언제나 대찬성이다.
김윤석과 하정우는 12일 "영화 '1987' 출연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아직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두 사람의 이름이 함께 거론된 것만으로도 네티즌들이 들썩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윤석과 하정우는 이미 두 차례 호흡을 맞추며 브로맨스 케미에 한 획을 긋는 연기 시너지를 발휘한 바 있다.
그 시작은 지난 2008년 영화 '추격자'였다. 극 중 김윤석은 전직 형사 중호, 하정우는 연쇄살인범 지영민 역할을 맡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펼쳤다.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은 역할에 완벽 빙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배우로서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그러면서 나란히 이름 세 글자 앞에 '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를 달았다. '야, 4885'라는 대사 한 마디로 관객을 압도한 김윤석의 카리스마와 하정우의 섬뜩한 살인자 연기는 10여 년이 흐른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후 2년 뒤 김윤석과 하정우는 영화 '황해'에서 재회했다. 이번에도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물을 선보였지만 전작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뿜어냈다. 각각 연변의 살인청부업자 면정학과, 연변 택시 운전사 김구남으로 분해 조선족 사투리를 완벽 마스터하며 하드캐리 열연을 펼쳤다. 이들의 투톱 활약에 청소년관람불가 작품임에도 '추격자'(500만)에 이어 연타석 흥행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니 김윤석과 하정우의 케미는 믿고 볼 수밖에 없다. 더불어 세 번째 호흡이 더욱 기대감을 모으는 이유는 새로운 감독과 뭉쳤기 때문. 앞서 '추격자', '황해'는 모두 나홍진 감독의 작품이었다.
장준환 감독은 김윤석과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작업한 바 있으며 하정우와는 첫 만남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화이'와 더불어 '지구를 지켜라' 등이 있다. 전작들을 통해 독착정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그다.
이들이 만들어나갈 예정인 영화의 스토리도 흥미롭다. 장 감독의 신작 '1987'은 1987년 실제 벌어졌던 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통해 시작된 6월 항쟁에 대해 조명한다.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공안 당국과 사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당시 서울대학교 학생 박종철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경찰의 고문으로 사망한 사건이다.
하지만 당초 경찰은 "책상을 '탁'치자 '억'하고 쓰러졌다"며 단순 쇼크사로 발표했다. 이에 시민들은 박종철 고문살인 조작·은폐를 규탄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4·13호헌조치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전두환 정권은 사태를 수습하려 했으나 비리 사실이 새롭게 밝혀짐으로써 국민의 반독재 민주화투쟁은 격렬하게 전개돼 6월 항쟁으로 이어짐으로써 이 사건은 5공 몰락의 기폭제가 됐다.
현대사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계기가 된 역사적 사건을 과연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어떻게 스크린으로 옮겨낼지 자못 궁금할 수밖에 없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영화 '추격자' '황해' 포스터]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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