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천안 장은상 기자]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죠.”
V리그 단독선두, 현대캐피탈의 센터진은 높으면서 두껍다. 신영석, 최민호 둘이 지키는 센터라인은 공수 양면에서 모두 폭발적인 위력을 자랑한다. 두 베테랑 자원으로 구성된 트윈 타워는 상대에게 있어 가장 피하고 싶은 ‘벽’이다.
압박을 받는 상대만큼이나 현대캐피탈의 ‘벽’이 단단하게 느껴지는 선수가 현대캐피탈 내부에도 있다. 바로 입단 2년차 센터 김재휘.
한양대를 졸업한 김재휘는 2015-2016 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대어’ 나경복에 이어 바로 지명을 받았을 만큼 현대캐피탈이 김재휘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그러나 정작 김재휘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신영석, 최민호와 함께 지금은 트레이드로 이적한 진성태(대한항공)까지 센터라인에 포함돼 있었다. 더군다나 군에 입대한 조근호까지 생각하면 ‘루키’ 김재휘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였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던 도중 작은 틈이 생겼다. 진성태가 허수봉과 맞트레이드 되면서 대한항공으로 떠났고, 주전 센터 최민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 것.
최태웅 감독은 주저 없이 김재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재휘는 즉각 믿음에 보답했다. 지난 15일 열린 삼성화재와의 클래식 매치서 6득점으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21일 대한항공전에서는 블로킹 2개를 포함해 7득점했다.
경기 후 김재휘는 “지난해 같은 상황이었으면 분명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내가 자리를 잡을 수 있게 감독님이 편안하게 만들어주신다. 부담감을 느끼기 보다는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전 센터진의 맹활약에 대해서는 “우리 팀 센터진은 정말 강하다. 형들에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연습이 된다. 나는 아직도 배우는 중인데 (최)민호형이 조언을 많이 해준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정말 많이 알려준다”고 했다.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김재휘에게 내년은 더욱 중요한 시기다. 최민호의 군 입대로 앞으로 맡을 역할이 더욱 커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재휘는 “많은 경기를 뛰면 지금보다 배구가 더 재밌어질 것 같다. 내년이 더 기다려지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두터운 센터진의 맹활약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김재휘. 과연 어느 단계까지 도약해 현대캐피탈의 센터 라인 명맥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재휘(상), 현대캐피탈 선수단(하). 사진 = KOVO 제공]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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