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하위권을 맴돌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LG는 가을야구에 나선 것은 물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 그야말로 예상 밖의 결과를 만들었다.
LG가 예상을 뒤엎을 수 있었던 건 예상 밖의 일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1군 풀타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의 성장이 뒷받침된 것은 LG를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젠 팀의 마무리투수를 넘어 국가대표로 성장한 임정우, 주자가 있을 때도 꿋꿋했던 셋업맨 김지용, 중심타선을 지키며 해결사로 거듭난 채은성, 김용의와 테이블세터를 맡으며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마친 이천웅, 정상호와 안방을 나눈 유강남, 후반기에 인상적인 장타력을 보여준 양석환, 외야진에 활력을 넣은 이형종, 문선재 등 여러 선수들이 성장세를 보였다.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올 시즌을 출발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풀타임 2년차를 맞이하는 이들 중 대부분은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김지용은 올해도 셋업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김지용은 "나는 아직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필승조가 내 자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왜 그랬을까. 강상수 투수코치가 "2~3년 꾸준히 해야 네 자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조언한 것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그 말씀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제 1년 반짝했는데 필승조가 내 자리라고 말씀을 못 드릴 것 같다"는 김지용은 "올해 준비를 더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진짜 자신의 자리로 만들 것이라 다짐했다.
지난 해 LG 타선에 날개를 달아준 채은성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에게 'LG의 중심타자'라고 하자 손사래를 친다. "아직 중심타자라 할 수 없다. 몇 년은 더 잘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다. 채은성은 작년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낙점된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외야진에 빈틈이 생길 때마다 기회를 살렸고 지금의 채은성을 만들었다.
올해도 중심타선 포진이 유력하지만 그는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나도 작년에 처음부터 주전이 아니었다. 올해는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채은성은 "나는 야구를 못할 뻔한 적도 있었다. 초심을 잃는다면 나에게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누가 될 것이다"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올 시즌을 치를 것임을 다짐했다.
올해는 공격, 수비, 주루 모두 발전된 모습으로 세밀한 야구를 선보이고 싶다는 이천웅도 "주전이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천웅은 "작년은 정신 없이 지나갔다. 원래 야구를 할 때는 들이대는 성격인데 올해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세밀한 부분에서도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작년의 경험은 또 하나의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누구나 '1년 반짝'으로 끝나고 싶은 선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올해 LG에서는 희비가 엇갈리는 선수들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작년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실패의 확률은 낮을 것이 분명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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