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1라운드 탈락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씁쓸한 상황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됐다. 대표팀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대만을 상대로 1라운드 A조 최종전을 갖는다.
이날 경기결과와 관계없이 대표팀은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지난 7일 네덜란드가 대만을 제압, 이스라엘과 네덜란드가 2라운드 진출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비록 1라운드 탈락에 그쳤지만, 대표팀에게는 최종전을 이겨야 하는 명분이 있다. 대만에게마저 패하면,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A조 최하위로 마치게 된다. 최하위는 곧 차기 대회 예선 라운드 강등을 의미한다. 2021 WBC는 1라운드 직행이 아닌 예선 라운드를 거쳐야 하는 셈이다.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선 침체된 타선이 깨어나야 한다. 물론 선발투수 양현종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재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건 타선의 응집력이다. 지난 6일 이스라엘전에서 투수진이 9회까지 1실점 호투를 펼쳤음에도 하모니를 이루지 못했던 게 대표팀 타선이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서 2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19이닝서 1득점에 그쳤다. 심각한 ‘물방망이’다. 팀 타율이 .203(64타수 13안타)에 불과하며, 김태균과 이대호 등 중심타선 역할을 맡은 선수들도 기대에 못 미쳤다.
스트라이크존이 KBO리그와 차이가 있긴 하다. “이번 대회는 메이저리그 심판들이 맡고 있는데, 스트라이크존이 상하로 길다. KBO리그는 낮은데다 상하가 아닌 좌우로 폭이 넓다”라는 게 김인식 감독의 견해다. 김인식 감독은 이어 “KBO리그 심판부의 잘못이 아니고, 이제 우리도 세계적 추세를 따라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스트라이크존은 변명이 될 수 없다. 대표팀이 네덜란드전서 무득점에 그친 반면, 대만은 쟝즈하오가 투런홈런을 터뜨리는 등 5득점을 뽑아내며 네덜란드를 괴롭혔다.
대만전 선발 라인업은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에 달렸다. 김태균은 지난 7일 감기몸살 탓에 응급실에 다녀왔고, 양의지와 김재호 역시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인식 감독은 일단 대만전에 대비, 네덜란드전서 막판 최형우를 대타로 기용했다. 서건창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나마 대표팀이 기댈 언덕이다.
안방에서 자존심을 구긴 대표팀이 최종전만큼은 공격력을 뽐낼 수 있을까. 자존심을 회복할 순 없겠지만, 차기 대회 본선 라운드 직행이라는 최소한의 명분이 걸린 문제다.
한편, 대만전에 선발 등판하는 양현종은 2009 챔피언십,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4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통산 5경기에 등판, 16⅔이닝을 던지며 1승 무패 평균 자책점 1.08을 기록했다. WBC는 이번이 첫 등판이다.
[WBC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