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장은상 기자] 위안거리로 삼을 ‘유종의 미’ 조차 없었다.
한국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대만과의 맞대결에서 연장 혈투 끝에 11-8로 신승했다. 1라운드 탈락이 조기 확정된 두 팀은 조 최하위를 피하기 위해 자존심을 건 한 판을 치렀다.
흔히 패자가 스스로 위안거리를 삼을 때 자주 쓰는 문구가 ‘유종의 미’다. 앞선 2경기 경기력으로 보아 대표팀에게는 분명 ‘과분한’ 말이었다. 그러나 1라운드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한국은 대만을 꺾고 그 과분한 말이라도 챙겨야 했다.
그러나 그 마저도 한국의 몫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A조 최약체로 꼽혔던 대만과 접전 끝에 겨우 승리했다. 1승을 올리긴 했지만 과정은 깔끔하지 못했다.
처음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초 시작과 동시에 선취점을 얻은 대표팀은 2회초 공격서 타자일순하며 5득점했다. 2회초에만 뽑은 안타가 5개, 얻은 사사구는 3개였다. 한국은 순식간에 대만을 6-0으로 몰아 붙였다.
뒤늦게 폭발한 타선은 4회초에도 화력을 자랑했다. 대회 내내 침묵했던 이대호가 깔끔한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한국에 WBC 대회 사상 최초로 선발 전원 안타 기록을 안겼다. 손아섭의 1타점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한국은 대만과의 점수 차를 5점(8-3)으로 벌렸다.
그러나 승리의 기운은 9회까지 머물지 않았다. 한국은 4회부터 가동된 불펜이 연거푸 실점하며 무너졌다. 심창민, 차우찬, 장시환으로 이어지는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점수를 헌납했다. 경기 초반 넉넉했던 리드는 어느새 사라졌다. 7회말 전광판에 찍힌 점수는 8-8이었다.
한국에게는 경기 초반 6점, 5점 리드도 불안했다. 더불어 경기 초반 폭발했던 타선은 5회부터 그 화력을 감췄다.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했던 시점에서 타선은 다시 침묵했다. 누상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번번이 실패했다.
한국은 가까스로 연장 승부 끝에 승리를 챙겼다. 돌부처 오승환이 9회말 무사 2루 위기를 막았고, 연장 10회초에 김태균이 쐐기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마무리는 승리였지만 그 과정은 분명 깔끔하지 못했다.
[김인식 WBC 한국 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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