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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미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에 탑승한 존 글렌은 출발하기 직전, 나사에 연락한다.
“캐서린 존슨이 계산이 맞다고 확인하면 그때 출발할 겁니다.”
1962년, 존 글렌은 IBM 컴퓨터를 믿지 못했다. 수학천재인 캐서린 존슨(타라지 P. 헨슨)의 계산을 신뢰했다. 존 글렌은 계산이 정확하다는 말을 듣고서야 우주선에 탑승했다.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이끌었던 NASA 프로젝트의 숨겨진 천재들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1960년채 초반, 미국 남부는 짐 크로법이 시행 중이었다. 짐 크로법은 공공시설에서 백인과 유색 인종 분리’를 골자로 한 법으로, 흑인들은 식당·화장실·극장·버스 등 공공시설에서 백인과 분리돼 차별 대우를 받았다.
천재 수학자 캐서린 존슨, 나사 최초의 흑인 여성 관리자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 흑인 여성 최초의 나사 엔지니어 메리 잭슨(자넬 모네)은 짐 크로법의 부당한 차별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캐서린 존슨은 수백 미터 떨어진 화장실을 다녀야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백인 남성 중심의 나사 연구소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쳤다. 존슨이 계산한 방위각 연구 보고서는 컴퓨터보다 더 정확했다. 그의 계산 덕분에 유인 우주선은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순간이다. 그는 세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었다.
도로시 본은 백인의 구조적인 차별을 견디며 꿈을 키웠다. 특히 IBM컴퓨터를 독학으로 배워 프로그래머로서 나사에 큰 공을 세웠다. 흑인 여성 계산원들이 컴퓨터에 밀려 해고당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공부한 덕이다.
메리 잭슨은 백인 학교에서 공부해야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는 차별을 딛고 일어섰다. 그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끝에 백인 학교를 다녔고, 자신의 꿈을 이뤘다.
‘히든 피겨스’는 세 흑인 여성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과 용기를 양 손에 쥐고 온갖 장애물을 돌파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영화다.
이들이 하나 둘씩 차별을 철폐할 때마다 짜릿한 쾌감을 불어 일으키고, 우주선을 발사할 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눈물과 감동의 카운트다운이다.
[사진 제공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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