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위성우 감독이 한국여자농구를 뒤흔들었다.
우리은행을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5연패로 이끈 위성우 감독. 단순히 우리은행 왕조 구축을 넘어 한국여자농구에 한 획을 확실히 그었다. 올 시즌 우리은행 통합우승에는 위 감독 역량이 강력히 투영됐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최악의 출발을 했다. 이승아가 임의탈퇴로 팀을 떠났다. 양지희가 무릎, 허리 부상으로 일본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1라운드 막판 돌아왔지만, 챔피언결정전까지 끝내 정상 경기력을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은혜도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한 동안 결장했다.
우리은행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 실전 가동인원이 적다는 점이다. 그러나 위 감독은 비 시즌부터 최은실과 김단비의 성장에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은 베테랑 임영희가 쉴 때, 그리고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양지희가 뛰지 못하는 시간을 완벽히 메워냈다. 3~4번 수비를 거뜬히 해내면서 외곽에서 한 방 능력을 장착시켰다.
존쿠엘 존스는 WNBA 코너티컷서 외곽 공격을 즐겼던 포워드다. 그러나 위 감독은 직접 포스트업 공격과 수비 기술을 장착시켜 정통센터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감정기복이 심한 모니크 커리를 완벽히 제어하지는 못했지만, 수비 약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이적생 홍보람의 외곽슛 능력도 회복시켰다.
KBL, WKBL에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이적하면 그대로 팀 자체가 흔들리는 케이스가 많다. 감독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대체자원을 발굴하지 못하거나 전술전략의 플랜B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 감독은 최악의 상황서 백업멤버들의 역량을 끌어올렸고, 다시 팀 공수조직력 강화를 이끌어냈다. 물론 박혜진과 임영희라는 강력한 중심축이 있었다. 조직력이 아무리 좋아도 중심이 흔들리면 팀 전력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혜진과 임영희가 수년간 팀 중심을 잡도록 이끈 사람이 위 감독이다. 두 사람도 위 감독을 만나서 기량에 꽃을 피웠다. 좋은 기본바탕을 만든 것도 위 감독이다. 그렇게 통합 5연패까지 이끌어냈다.
위 감독에 대해 많은 선수는 "세심하다"라고 말한다. 많은 경험과 연구가 동반된 결과다. 기자는 시즌 직전 위 감독이 존스에게 골밑 플레이를 이식하기 위해 포스트업 수비할 때의 자세와 고개를 돌리는 타이밍과 방향까지 교정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WKBL에 쓸만한 선수가 없다는 평가, 유망주 씨앗이 말랐다는 평가는 수 년 전부터 있었다. 사실이고, 농구계가 엄중한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감독은 최악의 상황서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런 점에서 위 감독은 진짜 감독이다.
그리고 그런 위 감독을 5년간 보좌한 전주원 코치, 박성배 코치의 공로도 인정 받아야 한다. 위 감독이 선수들을 강하게 이끌었다면, 전 코치는 어머니이자 큰 언니 역할을 했다. 박 코치는 위 감독과 전 코치가 국가대표팀에 차출됐을 때 직접 비 시즌 훈련을 지휘하며 실질적으로 우승의 주춧돌을 놨다.
우리은행의 통합 5연패는 감독과 코치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준다. 나아가 한국여자농구 위기 돌파구의 상당 부분은 지도자의 몫이라는 게 증명된다. 삼성생명이 3년간의 암흑기를 끝내고 통합 준우승을 차지한 것도 결국 임근배 감독 역량이다. 위 감독 같은 지도자를 보유한 건 한국여자농구의 행운이다.
[위성우 감독. 사진 = 용인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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