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K리그 팀 중 16강행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수원이 조별리그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수원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2017 AFC챔피언스리그 G조 5차전에서 0-1로 졌다. 이날 경기에 앞서 G조 1위에 올라있던 수원은 2승2무1패(승점 8점)를 기록하게 됐다. 조 2위 수원은 최종전에서 조 1위 광저우 에버그란데(승점 9점)를 상대로 원정경기를 치른다. 16강행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와사키(승점 7점)는 이스턴SC(승점 1점)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수원은 사실상 광저우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수원은 가와사키와의 맞대결에서 전반전 초반 찾아온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고전을 펼쳐야 했다. 가와사키는 전반전 중반부터 나카무라 켄고를 중심으로 한 중원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수원은 고전을 펼쳐야 했다.
▲ 단조로운 공격반복 수원, 상대 수비에 고전
수원은 가와사키 수비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며 무득점으로 경기를 펼쳐야 했다. 전반 17분 김종우의 패스를 받은 박기동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박기동과 함께 수원 최전방에 위치한 염기훈은 후반전 들어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 공격을 풀어나갔지만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염기훈에게 볼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장면이 드물었고 수원 공격진이 상대 골문을 향해 간간히 올린 크로스마저 가와사키 수비진에 차단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헤딩 결승골을 터트린 가와사키의 수비수 나라는 피지컬을 활용해 공중볼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나라는 경기를 마친 후 "수원 포워드는 높이가 있는 선수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수비수들은 라인을 내리지 않는 것을 의식하며 플레이했다. 후반전 종반 위기는 라인을 내린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세컨볼 등을 잘 대처했다"고 말했다.
▲ 나카무라 켄고가 버틴 가와사키의 중원 장악
수원과 가와사키의 맞대결에서 볼 점유율은 60대40으로 가와사키가 우세했다. 수원은 후반전 중반 이후 주도권을 잡고 꾸준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경기 중반에는 7대3에 가까운 볼 점유율이 나타나기도 했다. 가와사키의 베테랑 미드필더 나카무라 켄고는 중원싸움의 중심에 있었다. 나카무라 켄고는 전반전에만 50회가 넘는 볼터치와 함께 90%에 가까운 패스 정확도를 선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가와사키는 636차례의 패스를 시도한 반면 수원은 412회의 패스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패스 정확도도 가와사키(83.2%)가 수원(77.7%)보다 높았다. 짧은 패스를 통해 경기를 조율하는 J리그 팀들의 장점이 효과를 본 경기였다. 수원의 미드필더로 나선 김종우는 전반전 동안 날카로운 패스를 통해 박기동과 고승범 등 동료들에게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수원 미드필더진이 가와사키 미드필더진을 상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가와사키의 중원 장악은 양팀의 경기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가와사키의 오니키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우리가 볼 점유율에서 앞선 경기를 했다. 볼 점유율 부분에서 선수들이 잘해 수원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가져오려 했던 것이 적중했다. 추가골을 넣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승리했다"는 만족감을 보였다.
▲ 수원 전현직 GK 맞대결, 정성룡의 무실점 선방
수원과 가와사키의 대결은 신화용과 정성룡의 대결로도 주목받았다. 양팀이 이날 경기에서 24개의 슈팅을 주고받은 가운데 신화용과 정성룡의 선방도 이어졌다. 신화용은 후반전 중반 가와사키 아베와 라이너의 잇단 슈팅을 막아내는 선방을 펼쳤다. 정성룡은 전반전 동안 수원 이용래와 고승범의 결정적인 슈팅을 걷어내는 등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특히 수원이 거센 공격을 펼친 후반전 인저리타임에는 수원 구자룡이 페널티지역 한복판에서 때린 슈팅을 막아내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양팀 수문장의 대결에서 수원 신화용은 후반 2분 코너킥 상황에서 가와사키 나라의 헤딩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 정성룡의 무실점 선방이 빛을 발휘했다. 정성룡은 수원전을 마친 후 "지금 소속팀은 가와사키지만 정말 고향에 온 느낌이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했다"며 ""'이럴때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축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이렇게 수원 원정을 와서 경기하는 것도 처음이었고 감회가 정말 새로웠다"고 말했다.
[수원과 가와사키의 경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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