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초인가족' 엄마도 여자고, 동료도 가족이다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엄마도 여자고, 동료도 가족이다.

29일 밤 방송된 SBS 미니드라마 '초인가족 2017'(극본 진영 연출 최문석 이광영)에서 엄마인 조여사(김혜옥)의 남자친구 존재에 속앓이를 하는 맹라연(박선영)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라연은 조여사와 윗집 남자 마도로스 김(남경읍)가 만나는 것을 알게 되고, "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신 아빠를 두고,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둘 수 있냐"고 속상해 했다. 이에 딸 라익희(김지민)는 "나도 아빠 돌아가시면, 엄마 아무도 못 만나게 할거야"라며 "엄마도 평생 내 엄마로 살아야지" 하고 역지사지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익희의 말에 라연은 조여사의 연애를 인정하게 됐다. 라연은 조여사를 찾아 "익희 낳은 순간부터 나도 내 이름은 내려놓고 엄마로 아내로 사니까 엄마도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고"라며 "우리 엄마 그 동안 많이 외로웠겠다. 이제 좋은 분 만나"라고 연애를 허락했다. 조여사는 "진작 그러지"라며 "앞으로, 또 누군가를 만나게 되더라도 응원해 달라"고 했다.

이 장면은 사별이나 이혼한 부모님의 이성친구를 보는 자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물론, 아직 부모님의 집중적인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자식들에게는 부모님의 이성친구를 인정하는 게 어려울 수 있지만, 다 장성해 자식을 낳은 딸은 오랜 시간, 홀로 지내는 엄마를 '엄마가 아닌' 여자로 봐야할 필요도 있었다. '초인가족'은 이를 따뜻하고 공감 넘치게 그려냈다.

부친상을 당한 동료를 향한 회사 식구들의 따뜻한 이야기도 그려졌다.

희망퇴직자 접수의 바람이 분 도레미 주류의 박원균(김기리) 대리가 이상했다. 박대리는 지각을 했고, 우울했다. 회식도 거부하고 술을 먹지 않자, 천일은 "왜 그러냐"고 다그쳤다. 박대리의 아버지는 암선고를 받았고, 박대리는 이식을 위해 희망퇴직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천일과 최석문 부장(엄효섭)은 박대리를 그냥 두지 않았다. 그 사이 박대리의 2년간 근무 보장과 더불어 내근직을 요청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이들은 5년간 연봉 동결과 수당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박대리를 챙겼다. 이 가운데 결국 박대리의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도레미 주류 영업팀은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박대리의 부친상을 도왔다. 이 모습은 흡사 운명 공동체 같았고, 이들은 가족이 되어 갔다.

치열한 경쟁과 스트레스의 원천이라고 여겨지는 직장에서 이와 같은 모습은 훈훈한 장면이었다. 개인주의적이고, 정 없는 현실 사회 가운데, 여전히 직장 동료의 부친상을 내 일처럼 받아들이는 도레미주류의 식구들은 현대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사진 = SBS '초인가족'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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