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사라질 위기다.
6월 들어 KBO리그에 타고투저가 휘몰아친다. 5월까지 리그 타율은 0.276, 리그 평균자책점은 4.50이었다. 투고타저였다. 그러나 21일까지 리그 타율은 0.281, 리그 평균자책점은 4.82로 치솟았다. 4~5월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타자들이 바짝 힘을 낸다. 투수들은 체력저하 현상을 겪는다. 전통적으로 6~7월을 기점으로 이런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넓게 책정된 스트라이크 존이 최근 예전처럼 다시 좁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4~5월 투고타저가 최근 타고투저로 돌아선 원인 중 하나라는 시각.
어쨌든 선수들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특히 투수들에겐 일종의 자존심과도 같은 1점대 평균자책점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시즌 초반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의 이점 속에 1~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투수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줄어든다. 급기야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kt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가 21일 수원 롯데전서 5이닝 9피안타 6탈삼진 6실점했다. 1.87서 2.39로 치솟았다.
박세웅(롯데, 2.03), 헥터 노에시(KIA, 2.86)가 이미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졌다. 이제 KBO리그에 규정이닝을 채운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는 임기영(KIA, 1.82)이 유일하다. 임기영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지 못하면 2010년 류현진(한화, 1.82) 이후 7년만의 1점대 평균자책점 도전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일단 임기영을 지켜봐야 한다. 7일 광주 한화전 9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 완투완봉승을 따낸 뒤 폐렴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19일 퇴원, 퓨처스리그서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1군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한다. 2주 넘게 쉬면서 좋았던 투구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좌타자 상대 바깥쪽으로 흐르는 체인지업 위력이 계속된다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박세웅의 1점대 평균자책점 재진입 가능성도 남아있다. 아직 2점대 초반이기 때문. 그러나 피어밴드, 헥터, 에릭 해커(NC, 2.99) 헨리 소사(LG, 3.00) 등이 1점대 평균자책점에 재진입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2점대만 지켜도 성공이다.
투수가 1~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는 게 쉽지 않다. 타자들도 시즌을 치르면서 각 팀 핵심 투수들을 확실하게 분석하고 경기에 나선다. 상황을 세분화해 어느 코스에, 어느 구종을 많이 구사하는지 파악 및 대처한다는 의미.
외국인투수들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임기영이나 박세웅도 앞으로 집중견제에 시달릴 게 분명하다. 그 견제를 넘어서야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물론, 1점대 평균자책점까지 노릴 수 있다. 한 시즌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돌면 체력저하도 피할 수 없는 적이다.
참고로 타고투저가 심각했던 2014년에는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조차 나오지 않았다.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1명(2015년 KIA 양현종 2.44, 2016년 두산 더스틴 니퍼트 2.95)에 불과했다.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KBO리그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의 1점대 평균자책점 유지가 쉽지 않다.
[임기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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