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윤욱재 기자] 아마도 박수를 받고 기자회견장을 떠나는 선수는 흔치 않을 것이다. 물론 이승엽은 예외였다.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는 이승엽은 마지막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고 그의 이야기가 끝난 순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레전드인 이승엽을 향한 취재진의 예우였던 것. 그런데 이승엽에 이어 박수갈채를 받은 선수가 또 있었으니 다름 아닌 SK 외야수 최민재였다.
낯선 이름의 최민재는 14일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비롯해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MVP에 선정됐다.
"그냥 기쁘다는 말만 떠오른다"고 평범한 소감을 남긴 최민재는 "MVP를 받았다고 무조건 잘 될 것 같지는 않다. 하던대로 하다보면 중간은 갈 것 같다"고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자신의 장점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그라운드에서 남들보다 더 많이 뛰고, 빨리 뛰는 게 내 장점이다. 자신 있는 건 달리기와 공 맞추는 것이다"라고 답한 최민재는 순조롭게 인터뷰를 이어가다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 영어 한마디로 어필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최민재는 순간 생각을 하다 강렬한 한마디를 외쳤다. "픽 미, 픽 미(Pick me, pick me)"라는 예상치 못한 한마디였다.
장내는 순간 웃음바다가 됐고 인터뷰를 마치고서도 취재진의 박수를 받고 퇴장했다. 이를 지켜본 KBO 관계자는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었다"라면서 "힐만 감독의 반응을 꼭 기사화해달라"고 주문까지 했다.
최민재는 손목 골절 수술로 인해 많은 시간 동안 고생을 해야 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한 뒤 손목 부상이 재발하면서 또 한번의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65 2홈런 24타점 22도루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퓨처스 올스타전 MVP 수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순간적인 재치로 "픽 미, 픽 미"라고 답한 것처럼 그라운드에서도 재치 넘치는 플레이로 SK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길 기대해본다.
[북부리그 최민재가 1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퓨처스 올스타전 1회말 무사 솔로홈런을 터뜨린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 = 대구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