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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가 아쉬움을 남긴 채 종영했다.
3일 밤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 연출 이정섭)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이날 방송은 이역(연우진)과 신채경(박민영)이 서로를 위해 헤어졌다 38년 후 다시 재회하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7일의 왕비’는 초반 기세 좋게 출발했다. 아역들의 톡톡 튀는 연기가 몰입도를 높이며 이역, 신채경 그리고 이융에게 벌어질 일들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 인물들의 성격이 확연히 돋보이기도. 특히 어린 신채경(박시은)의 경우 극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왜 이역과 이융이 그에게 마음을 뺏길 수밖에 없는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달달함과 ‘맴?’을 오가는 스토리도 이 시기 빛을 발했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나이를 먹고, 회를 거듭할수록 꾹꾹 눌러 담은 감정이 격해졌다. 이중적 의미의 ‘역경 커플’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역과 신채경의 고난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인물들의 감정선도 과잉됐다. 몰아치다 못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역경은 피로감을 안길 정도. 보통 잘 짜인 드라마는 숨 쉴 틈을 주다가 조이길 반복하기 마련인데, ‘7일의 왕비’의 경우 조이기만 거듭하다 분위기를 환기할 최적의 타이밍을 놓쳤다.
여기엔 고구마 전개가 한 몫을 했다. 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한방이 간간히 등장해야 했지만 고난 또 고난의 연속이었다. 더불어 어린 시절과 달리 주체성을 잃고 이역과 이융에게 휘둘려 답답함을 안기는 신채경의 행동, 마지막회 등장한 ‘파리의 여인’ 이후 다들 학을 뗀다는 ‘알고 보니 꿈이었더라’ 스토리도 보는 이들의 기운을 빠지게 하기 충분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역사 왜곡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무리 ‘이 드라마는 역사 속 인물을 모티브로 삼아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실제 역사적 사실과는 다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고지한다 쳐도 지나친 왜곡이라는 것. 완벽한 허구도, 그렇다고 사실을 잘 녹여낸 드라마도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7일의 왕비’의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회만 놓고 봐도 몇몇 예를 찾을 수 있다. 왕실 가족이거나 고위 관리들에게는 교형, 참형, 능지처사 등의 방법 외 사약을 내려 예우를 갖췄지만 ‘7일의 왕비’ 속 신채경의 경우 교형에 처해질 뻔 했다는 점에서 반발 여론이 일었다. 박원종(박원상)도 마찬가지. 본래 승승장구했던 관리로 왕의 만류 끝에, 중종 5년이 돼서야 사직할 수 있었던 인물인데다 중종의 1계비인 장경왕후의 외삼촌이기도 했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암투를 일삼다 중종인 이역에게 내쳐지는 모습으로 퇴장했다.
물론 ‘7일의 왕비’에 호평을 보내는 시청자들도 있다. 가슴 아픈 절절한 로맨스와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다는 것. 결말에 호불호가 갈리긴 해도 드라마 속 이역과 신채경의 로맨스에만 비추어봤을 때 알맞은 결말이라는 호평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이런 호평만으로 아쉬운 점을 상쇄시키기에는 많은 허점이 존재했던 드라마가 ‘7일의 왕비’였다.
[사진 = 몬스터 유니온 제공, KBS 2TV 방송 캡처]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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