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999년 제이 데이비스가 보인다.
KIA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는 4일 대전 한화전서 20-20(홈런-도루)클럽에 가입했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상대로 시즌 20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도루는 이미 21개를 기록 중이었다. 역대 KIA 외국인타자 최초의 20-20.
최근 버나디나의 퍼포먼스는 절정이다. 3일 광주 kt전서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했다. 5일 대전 한화전 솔로포로 4경기 연속홈런을 이어갔다. 최근 10경기 37타수 15안타 타율 0.405 4홈런 9타점 9득점.
버나디나는 시즌 초반 KBO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집요한 몸쪽 공략, 변화구 위주의 볼배합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 박흥식 타격코치의 조언으로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면서 타격밸런스를 되찾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 애당초 발 빠른 컨택트 형 히터로 보였다. 그러나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2루타 이상의 장타 생산력도 돋보인다. 사이클링히트, 20-20은 장타력과 정확한 타격을 겸비한 타자가 만들어낸다. 톱타자에서 3번 타순으로 이동, KIA 타선의 득점력을 극대화했다.
역대 20-20을 한 번이라도 달성한 외국인타자는 총 7명(제이 데이비스, 매니 마르티네스, 덕 클락, 야마이코 나바로, 짐 아두치, 에릭 테임즈, 로저 버나디나)이다. 그런데 이들 중 30-30을 경험해본 타자는 데이비스와 테임즈(40-40) 뿐이다.
테임즈는 도루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중, 장거리 타자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한화 시절 전형적인 호타준족 스타일이었다. 데이비스가 30-30, 20-20을 작성한 1999년~2000년에 한화타선과의 시너지가 대단했다.
올 시즌 KIA 타선이 데이비스가 한화 타선과 최상의 융화를 이뤘던 시기와 흡사하다. 버나디나도 충분히 30-30이 가능한 페이스다. 7월 26일 SK전 이후 도루가 없다. 그러나 잔여 33경기서 9도루는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다.
홈런은 어떨까. 올 시즌 버나디나는 97경기, 389타수 21홈런을 뽑아냈다. 경기당 4.01타수씩 소화했다. 18.5타수당 1홈런. 잔여 43경기서 4타수씩 추가할 경우 9.3홈런을 추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30홈런 페이스다.
데이비스는 1999년에 타율 0.328 30홈런 106타점 93득점 35도루, 2000년에 타율 0.334 22홈런 80타점 72득점 21도루를 기록했다. 1999년~2000년 활약을 앞세워 2006년(2003년 제외)까지 장수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 막판 버나디나는 어떨까. 지금까지의 활약으로도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혹시 30-30을 달성한다면 KIA로선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버나디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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