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첫방①] 연기·대본·CG, 병맛이 폭발했다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 웃음으로 무더위를 날릴 유쾌한 수목극의 탄생을 알렸다.

9일 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극본 이재곤 연출 박만영 유영은, 이하 ‘맨홀’)이 첫방송 됐다. ‘맨홀’은 봉필(김재중)이 우연히 맨홀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버라이어티한 시간여행을 그린 드라마. 1회는 봉필이 첫 타임 슬립을 겪게 되는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된 ‘맨홀’ 1회는 심각한 고민이나 반전 등을 생각하며 머리를 쓰지 않아도 가볍게 볼 수 있는 무더위 특화 드라마로 눈길을 끌었다. 28년을 짝사랑 해 온 강수진(유이)이 결혼을 앞두고 있자 고백 한 번 해보지 못한 봉필(김재중)이 이를 막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발을 동동 구르는 단순하지만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채워졌다.

이를 그려내는 방식도 유쾌했다. 발랄한 음악과 스냅 사진을 이어놓은 듯한 과거 회상신부터 자막을 재기발랄하게 활용해 눈에 쏙쏙 들어오는 인물 설명, 개성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 의도적으로 완성된 가벼운 대사와 극 흐름 등이 드라마의 발랄한 분위기를 살렸다. 김재중을 비롯해 배우들의 힘을 뺀 코믹 연기도 웃음을 견인했다.

CG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시선을 잡아 끈 장면은 봉필이 맨홀을 타고 타임슬립하는 신. 일부러 병맛을 한껏 살린 장면이 ‘맨홀’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에필로그의 외계인 역시 마찬가지. B급 매력이 톡톡히 묻어나는 장면들이 미소 짓게 했다.

하지만 이런 매력은 오히려 드라마 초반 일부 시청자들에게 불편하게 다가왔을 터. 타임슬립만 제외하고 본다면 현실적인 이야기와 인물들을 그려내고 있지만, 그 방식이 기존 드라마와 달리 오버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오버와 병맛은 종이 한 장 차이. 이 미세한 차이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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