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후반기 상승세가 무섭다. 후반기 29경기 성적은 18승 1무 10패(승률 .643)로 두산에 이어 2위. 특히 이 기간 불펜진의 견고함이 눈에 띈다. 불펜에서 11승 4패 14세이브 15홀드를 책임졌는데, 승리, 세이브는 리그 1위, 홀드는 3위다. 뒷문이 단단해진 덕에 롯데는 8월 12승 중 9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
프로 12년 차의 배장호는 위와 같은 지표에 큰 힘을 보탠 투수다. 후반기 박진형, 이명우, 손승락 등과 함께 새로운 필승조를 구축하며 믿음의 투수로 변모했다. 시즌 성적은 59경기 58⅓이닝 8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4.01. 경기수, 승리, 이닝, 탈삼진(43개) 등 각종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세우고 있다. 구원승으로만 거둔 8승은 브룩스 레일리와 팀 다승 공동 2위.
배장호는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상승세에 대해 “순간에 몰입하는 게 달라졌다. 원래는 타자와의 승부, 포수와의 호흡에 집중해야하는데 이전에는 순간순간 나를 스스로 진단했다. 경기 도중 ‘왜 힘을 썼는데 힘이 없지?’, ‘왜 공을 저렇게 던졌지’ 등 생각이 많아지니 승부도 주도적으로 못 가져가고, 타자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여유를 찾았다. 이전에는 그저 힘으로만 가려다보니 실투가 잦았다. 눈앞의 순간에 너무 급급했다. 그러나 이젠 그런 부분이 없어지면서 좋은 승부가 되고 있다. 비시즌 내 능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준비한 결과인 것 같다”라고 달라진 부분을 덧붙였다.
배장호가 시즌 초반부터 필승조 요원은 아니었다. 필승조라기보단 다양한 상황에 등판해 궂은일을 도맡은 마당쇠에 가까웠다. 4월을 평균자책점 3.65로 보낸 뒤 5, 6월 잠시 기복을 보이기도 했으나 7월 14경기 3승 2홀드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하며 신뢰의 투수가 됐다.
이에 대해선 “상황이 내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또 날이 덥고 체력 고비가 올 때 처지기 싫어서 운동도 열심히 했다”라며 “내가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인데 트레이닝파트, 코치님이 연습을 조절해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체력을 비축했고 날이 더워지자 더 힘을 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배장호는 이어 “전반기 말부터 기분이 뿌듯했다. 팀이 올라가는 과정 속에 내가 포함돼 있다는 게 기뻤다”라고 웃었다.
물론 체력적 부담도 있었다. 배장호는 리그서 최다 경기(59경기)에 출전한 투수. 그 결과 8월 초 잠시 구위 저하가 찾아오기도 했다. 배장호는 “당시 한 주에 4경기에 나섰다. 불펜 대기까지 포함해 5일을 던진 셈이다. 그렇다보니 체력 부담이 왔다”라고 그 때를 회상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고비를 잘 넘긴 것 같다. 지금은 괜찮다. 다시 힘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배장호는 올 시즌 가을야구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지난 2006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팀 내 몇 안 되는 포스트시즌 경험자들 중 한 명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이던 2009년(1경기)과 2010년 준플레이오프(3경기) 마운드에 모두 오른 것. 당시 팀은 2년 연속 두산에게 리버스 스윕을 당하며 좌절했다.
배장호는 “그 때는 어릴 때여서 ‘그냥 이게 가을야구구나’ 하고 지나갔다. 우리가 2년 연속 리버스 스윕을 당했던 시기였다”라고 쓴웃음을 지으며 “그래서 다시 해보고 싶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우리도 경쟁력이 있다. 우리 팀엔 이대호, 송승준, 손승락, 강민호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형들이 있다. 같이 하다보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배장호에게 2017시즌은 현재까지 최고의 시즌이다. 또 지난해 12월 결혼을 하며 든든한 동반자까지 생겼다. 그는 “아내와 내가 성격이 반대다. 아내가 나를 평점심에서 크게 좌우되지 않게 조절해준다. 도움이 많이 되는 사람이다”라고 아내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배장호는 끝으로 “이제 몇 경기 남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나가고 싶다”라며 “지금 같은 분위기로 우리 선수들이 더 떨어지지 않고 치고 올라갈 것만 생각하겠다. 위에 있는 팀들을 다 끌어내려서 포스트시즌에 꼭 진출할 수 있도록 다 쏟아붓겠다”라고 롯데 팬들에게 각오를 남겼다.
[배장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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