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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이제훈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영화 '박열'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 운동가 박열의 삶을 조명한 데 이어 또 한 번 우리의 아픈 역사를 어루만졌다. 신작 '아이 캔 스피크'에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다뤘다.
민감한 역사적 사실인 만큼 배우로서 어려운 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진정성이 통한 것인지, '박열'(235만)과 더불어 '아이 캔 스피크'도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누적관객수 240만 명을 돌파, 관객몰이 중이다.
"'박열' '아이 캔 스피크' 모두 이야기의 힘 덕분에 감흥을 느껴 참여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계속해서 하고 싶어요. 배우로서나 관객으로서 큰 관심을 갖고 있어요."
또한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 할머니들께 조금이나마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랐고, 젊은 세대가 역사 문제를 서로 소통하고 목소리를 높였으면 하는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되었던 지난 2007년의 실화를 휴먼 코미디 장르에 녹여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상업 영화로 탄생됐지만 동시에 뜻깊은 메시지를 전하며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피해자 할머니의 현재를 조명, 용기 있게 전 세계 앞에서 증언한 진취적인 삶의 태도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선사한다.
"처음에 아무런 정보 없이 시나리오를 접했는데 옥분(나문희)의 사연을 보고 놀랐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지점이었죠. 어려운 소재가 참 잘 표현됐다고 느꼈어요. 가족들과 함께 관람하기에 탁월한 영화라고 봐요. 흥행을 떠나서 보신 분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요."
부담감은 없었을까. 혹여 앞으로 있을지 모를 일본 활동에 제약을 받을까 우려되진 않으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제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한 일"이라며 "이제 35명의 할머니만이 생존해 계신다. 일본이 하루 빨리 진정한 사과를 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아이 캔 스피크' 출연은 진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도전이었다. 이제훈은 소신을 갖고 목소리를 높이며 그 마음을 고스란히 전했다.
"영화라는 게 사실 작품이 잘 완성됐다고 다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떤 영화든 마케팅, 홍보가 중요하다고 봐요. 저는 만드는 사람들의 태도와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김현석 감독님과 명필름이라면 이 이야기를 왜곡, 훼손하지는 않겠구나 싶었어요. 상업영화라고 자극적인 이야기로 포장하지 않고 보듬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죠. 신뢰를 갖고 임했어요. '귀향'도 마찬가지이고 한국 영화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이준익 감독님, 김현석 감독님 등과 호흡을 맞췄는데 참 행운이었다고 느껴요. 제가 가진 것에 비해 큰 도움을 얻지 않았나 싶어요. 이를 더 잘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고 앞으로도 열심히 달려보려고 해요."
[사진 = 리틀빅픽처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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