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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될 거야"
이는 지난 2000년 방영된 KBS 2TV '가을동화' 속 명대사다. "난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될 거야. 한번 뿌리 내리면 다시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될 거야"라는 대사를 가슴 절절하게 표현하며 '가을동화' 신드롬 열풍에 불을 지폈다.
맛깔난 표현력을 자랑했던 그 주인공은 바로, 송혜교 아역 문근영. 당시 13살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뛰어난 연기력을 뽐내며 주목받았다. 성인 배우도 어렵다는 눈물 연기가 이 때부터 일품이었다. 소녀 문근영은 애달픈 눈물 연기로 안방극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로부터 18년 뒤, 문근영은 영화 '유리정원'에서 다시 한번 "나무가 될 거야"라고 외치며 열연을 펼쳤다.
'유리정원'은 그간 문근영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확인시켜준다. 무서운 성장을 이루며, 그가 왜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문근영은 극 중 과학도 재연(문근영) 역할을 맡았다.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인물이다. 후배에게 연구 아이템을 도둑 맞고 사랑하는 정교수(서태화)마저 빼앗기고, 어릴 적 자랐던 숲 속의 유리정원 안에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나무가 될 거다. 나무는 서로를 죽이려는 사람들과 달리, 상처를 안 주려고 가지를 다른 방향으로 뻗는다"라는 상처받은 캐릭터로 완벽 변신했다. 순수한 얼굴을 지우고 광기 어린 모습을 드러낸다. 연기 내공이 폭발하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기대해도 좋다.
'유리정원'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다. 베스트셀러 소설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 그리고 슬픈 비밀을 그린다. 재연을 훔쳐보며 녹색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 지훈(김태훈)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25일 개봉.
[사진 = KBS 2TV '가을동화' 캡처, 리틀빅픽처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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