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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박신혜를 떠올리면 단박에 생각나는 몇 가지 키워드가 있다. 드라마 속 전형적인 캔디형 여주인공, 예쁜 여배우, 인맥왕 등등.
영화 '침묵'의 정지우 감독도 이 같은 선입견을 품고 있을 정도.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박신혜는 선입견이 무색하게 꾸밈없는 매력을 자랑했다. 한마디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이 배우, 26일 마이데일리와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정지우 감독님께서도 저에 대한 선입견으로 '마냥 예쁜 배우라고만 생각했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변호사 희정 캐릭터를 제안하셨다고 해요. 광고 속 예쁜 얼굴을 희정으로 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요."
박신혜는 '침묵'에서 색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극 중 이하늬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최민식 딸 이수경의 변호를 맡은 희정을 연기했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혼란에 빠지는 신념 강한 변호사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화장기 없는 민낯을 자처하며 역할에 몰입했다.
그렇다면 박신혜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그는 브라운관 속 모습이 아닌 사람 박신혜에 대해 밝혔다.
"제가 항상 밝은 역할만 하다 보니까 대부분 사람이 실제 성격도 그럴 줄 아시더라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저도 기분 나쁜 걸 표현한답니다(웃음). 욱하는 성격도 있고 분에 차오르면 울기도 하고, 어떨 때는 우울함을 느껴 집에 틀어박혀만 있기도 하고요."
특히 박신혜는 "매일 비타민 1,000개 먹은 것처럼 상큼발랄할 수는 없지 않으냐"라고 털털함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또 저를 두고 마냥 친절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시잖아요. 저는 그렇게 다 퍼주고 하는 착한 성격이 아니에요. 매일 비타민 1,000개 먹은 것처럼 상큼발랄할 수는 없는 것인데, 제게 그런 부분을 기대했다가 당황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저도 피곤하면 피곤하다고, 감정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지난해 드라마 '닥터스'에서 반전 액션 연기를 선보인 이유도 선입견을 깨부수기 위해서였다.
"'닥터스'에서 액션을 했던 이유는 제 이미지에 반하는 약간의 몸부림이라고 할까요? 하하. 그때 대역 없이 소화했었어요. 화초 같은 사람이라고, 운동 못 할 것이라고들 보더라고요. 전혀 아니에요. 저도 평소엔 서핑하러 다니고 스포츠를 좋아해요. 얼굴상이 동글동글해서 그런지 그런 이미지가 안 맞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인맥왕'이라는 연관 검색어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신혜는 "어느덧 데뷔 14년 차에 접어들면서 함께한 분들이 100여 명이 넘어가는 상황이다. 좋은 기억들만 갖고 있어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는 남들이 하는 남의 이야기는 잘 안 믿는 편이에요. 제가 그 사람에게 보고 느낀 감정으로 관계를 이어나가요. 그래서 그런지 1년에 한두 번밖에 못 보게 되더라도 끈끈함이 있어요. 좋은 건 좋은 대로, 아니면 말고라고 생각해야지 의심하면 저만 힘들더라고요."
박신혜는 아역 출신의 본보기가 될 만큼 탄탄대로를 걸어온 스타다.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그 흔한 성장통 없이 정주행했다. 매 작품, 국내 안방극장을 넘어 해외팬들까지 사로잡으며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올랐다. 이는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이룬 결실이었다.
"제가 걱정 없어 보인다고요? 호수 위의 백조처럼 화려하고 예쁘게 떠 있지만 물밑에선 온 힘을 다해 굉장히 발길질을 하고 있죠. 저뿐만 아니라 다들 그럴 거 같아요. 저는 작품할 때 정말 잠을 못 자요. 드라마를 찍을 땐 시청률 걱정, 영화를 하면 흥행 스코어 걱정을 하고 새로 찍은 광고의 반응마저도 엄청나게 걱정해요. 걱정없이 사는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한번은 너무 힘들어서 힘들다, 힘들다 토로했는데 문득 과연 나만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보다 더 힘든 분들이 많은데 투정이 아닐까 싶은거에요. 그러면서 내가 이 일을 해오며 행복했던 기억이 많았나, 힘들었던 기억이 더 많았나 생각해보게 됐어요. 구설수에 휘말린 적도 있었지만 어쨌든 좋은 날이 더 많았어요. 모든 날들이 좋았네요(웃음)."
[사진 = 솔트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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