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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신바람과 고군분투.
오리온은 지난달 30일 모비스와의 홈 경기 연장전 패배가 치명적이었다. 7연패 자체도 뼈 아팠고, 주축 가드 김진유와 조효현마저 각각 발목, 허리에 부상했다. 이미 주전슈터 허일영이 발목 부상으로 장기 결장 중이다. 추일승 감독의 선택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스타트가 좋았다. 일단 수비로 재미를 봤다. kt가 외곽슛이 좋은 김기윤을 영입했지만, 2-3 지역방어를 가동했다. 여전히 kt 외곽의 화력이 약하다고 봤다. 선수층이 더욱 얇아지면서 승부처에 대비, 체력을 안배해야 했다.
그 사이 공격 연계플레이가 좋았다. 최진수는 A매치 휴식기에 본의 아니게 농구관계자들 사이에서 많이 거론됐다. KGC와 kt의 2대2 트레이드 이후 다시 kt와 오리온이 최진수와 김기윤을 바꿀 수 있다는 루머가 돌았기 때문. 추일승 감독은 "정말 사실이 아니다. 얘기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진수로선 마음고생을 했을 수 있다. 추 감독도 내심 신경 쓴 눈치. 그러나 최진수는 평소보다 더욱 내실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연계플레이에 적극 가세, 어시스트와 외곽슛을 터트렸고,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컷인 득점까지 선보였다. 그리고 김진유와 조효현의 몫은 신인 이진욱, 베테랑 전정규가 분담했다. 전정규는 지역방어 과정에서 두 차례 스틸로 속공 득점을 이끌었다.
그렇게 오리온이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외국선수 2명이 뛰는 2쿼터. 오리온이 확고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일단 새 외국선수 저스틴 에드워즈가 돋보였다. 에드워즈는 드워릭 스펜서보다 운동능력이 좋았다. 듣던대로 공수 전환도 빨랐다. 몇 차례 얼리오펜스를 이끌었다.
운동능력, 패스 능력이 있었다. 2쿼터 2분59초전 리온 윌리엄스의 자유투 2구가 림을 맞고 느리게 튀었다. 이때 에드워즈가 림으로 뛰어올라 공을 걷어냈다. 그리고 다시 공을 잡아 속공에 가담한 최진수에게 시원하게 아울렛 패스를 뿌렸다. 약 20초 뒤에는 우중간에서 페이크로 수비자를 제친 뒤 버논 맥클린의 앨리웁 덩크슛을 도왔다.
전반적으로 드리블이 길지 않았다. 팀 오펜스에 적합한 스타일. 오리온의 좋은 공수 흐름에 시너지를 냈다. 좋은 볼 핸들링과 속공 전개 및 마무리능력,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세가 돋보였다. 오리온의 변화무쌍한 수비에도 무난히 적응했다. 에드워즈가 신바람을 불어넣었고, 오랜만에 오리온 벤치에서도 박수가 많이 나왔다. 다만, 외곽슛은 썩 돋보이지 않았다. 세트오펜스서는 돌파 위주라 나중에 상대에 읽힐 위험성은 남겼다. 19점 6어시스트.
또 하나. 베테랑 문태종의 고군분투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반전에 약 18분간 뛰면서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수비에서 공헌이 높았다. kt가 2쿼터에 윌리엄스와 웬델 맥키네스를 동시에 기용하자 오리온은 미스매치가 생긴다. 이때 문태종이 윌리엄스를 잘 맡았다. 1쿼터에 맥클린이 쉴 때도 윌리엄스를 잘 맡았다. 2쿼터 중반 연속 실점했지만, 많은 나이와 좋지 않은 체력을 감안할 때 선전했다. 물론 문태종은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하느라 공격은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충분히 선전했다.
문태종은 영리했다. 3~4쿼터에도 윌리엄스 수비에 집중했다. 에드워즈와 다른 국내선수들이 속공을 전개하자 살짝 쉬며 체력을 안배했다. 아웃 넘버를 만든 상황서 굳이 본인까지 상대 코트로 넘어가지 않았다. 대신 승부처서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세했다. 불혹을 넘긴 베테랑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국내선수들과 에드워즈의 분전은 의미가 있다. 오리온은 올 시즌 맥클린 원맨 팀이다. 하지만, 이날 맥클린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이틀 전 연장전까지 치렀으니 이해할 수 있다. 좋은 팀은 이때 다른 선수들이 끌어갈 수 있다. 오리온은 올 시즌 이 부분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오랜만에 팀 농구를 했다.
경기 막판 kt가 맹추격했다. 김기윤과 김영환, 윌리엄스의 3점포가 터졌다. 오리온은 순간적으로 수비 응집력이 떨어졌다. 풀코트 프레스에 오리온 가드들이 약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시간을 소진하며 위기를 넘겼다.
kt는 맥키네스가 지난달 29일 개인사정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온 게 치명타였다. 이날 새벽에 입국했다. 경기 전 조동현 감독도 "출전시간을 조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기윤이 변함 없이 분전했지만, 오리온 연계플레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 수비력이 차이가 났다.
[에드워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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