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업템포 농구와 실책이 교차됐다. 점수는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치고 받는 재미는 있었다.
3일 서울 잠실체육관. 2연승의 삼성과 4연승의 DB. 2라운드 막판 가장 핫한 팀들. DB 돌풍의 핵심 중 하나는 업템포 농구다. 이상범 감독이 개개인의 강점을 살리는 농구를 추구한다. 누구든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하고, 결과에 주눅 들지 않는다. 대신 리바운드, 수비 등 기본에 철저히 충실히 임한다. 전원 공격, 전원 리바운드다. 투박해도 흥미가 있다.
DB는 2쿼터 초반까지 주도권을 잡았다. 특유의 업템포 농구가 주효했다. 2-3 매치업 존으로 삼성 공격을 묶은 뒤 김태홍이 벤슨의 뱅크슛을 도왔고, 두경민이 치고 들어온 뒤 스크린을 받고 3점포를 터트렸다. 서민수가 맹상훈의 크로스 패스를 3점포로 연결했다.
1쿼터 막판 삼성의 추격에도 치고 받는 농구로 응수했다. 버튼이 직접 가드 역할까지 소화했다. 맹상훈의 패스를 이지운이, 버튼의 패스를 김영훈이 3점포로 처리했다. 포스트에 공을 넣기보다 드라이브 인과 킥 아웃 패스로 외곽슛 찬스를 만드는 모습이 현대농구 트렌드와 닮았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실책이 적지 않았다.
삼성도 1쿼터 막판 복선이 있었다. 빠른 공수전환에 능한 마커스 커밍스가 팀 오펜스의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김동욱의 3점포,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골밑 득점을 도왔다. 그리고 2쿼터 초반 DB가 성급한 슛 셀렉션, 외곽포 난조, 실책 등으로 주춤하자 본격적으로 공격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삼성은 김태술과 커밍스가 업템포 농구를 이끌었다. 김태술이 김동욱의 3점포를 도왔고, 커밍스, 문태영, 라틀리프가 잇따라 김태술의 도움으로 속공 득점을 올렸다. 젊은 선수가 많은 DB는 이때 중심을 잡을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김주성은 어지간하면 전반전에 기용하지 않는 게 이상범 감독 철칙이다. 윤호영은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이 와중에 라틀리프는 전반전 종료 1분48초전 수비리바운드를 잡고 53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2010-2011 케빈 러브(당시 미네소타)의 NBA 최다 연속 더블더블과 타이.
3쿼터에도 유사한 흐름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무리하게 빠른 공격을 하다 실책도 많이 범했다. DB의 전반 막판과 유사한 모습. 결국 DB의 추격을 허용했다. 경기 중반 외곽포 난조에 시달리다 3쿼터 막판 두경민의 3점포 두 방을 시작으로 다시 추격했다.
DB는 4쿼터에도 두경민과 김태홍 등이 잇따라 빠른 공격에 의한 3점포를 터트려 추격했다. 그러나 삼성은 그럴 때마다 김동욱과 라틀리프를 중심으로 정비했다. 김동욱은 3점포와 함께 DB 지역방어를 무너뜨리는 움직임으로 흐름을 삼성으로 돌렸다. 삼성은 4분14초전 라틀리프의 패스를 받은 이동엽의 우중간 3점포가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4분 5초전. DB 버튼이 골밑 공격을 시도하다 라틀리프의 블록에 막혔다. 버튼은 순간적으로 흥분했다. 심판에게 팔 접촉이 있었다고 어필하자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이때 삼성은 문태영의 자유투와 라틀리프의 팁인 덩크슛으로 승부를 갈랐다. 10점 내외로 달아난 순간이었다.
삼성은 승부를 쉽게 끝내지 못했다. 김동욱과 이동엽이 잇따라 실책을 범했다. 그때 DB는 윤호영과 두경민이 1분18초전, 50초전 잇따라 3점포를 꽂아 3점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은 김동욱이 라틀리프에게 절묘한 어시스트를 넣어 승부를 갈랐다. 라틀리프를 막던 서민수의 자세가 무너진 걸 간파한, 김동욱의 노련미였다. 승부는 삼성의 3점포와 버튼의 테크니컬 파울로 결정됐다. 삼성의 79-74 승리.
결과를 떠나 두 팀의 업템포 농구는 재미를 배가했다. 실책은 삼성이 18개, DB가 13개로 다소 많았다. 조금만 줄이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삼성-DB전 팁오프 장면. 사진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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