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박세웅이 이제는 적이 된 포수 강민호(삼성)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지난 2014 kt 1차 지명을 받은 박세웅은 2015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강민호를 처음 만났다. 첫해에는 31경기 2승 11패 평균자책점 5.76에 그쳤지만 지난해 27경기 7승 12패 평균자책점 5.76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마침내 올 시즌 데뷔 첫 10승과 함께 토종 에이스 타이틀을 달았다. 기록은 28경기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
이러한 성장 뒤에는 묵묵히 자신을 이끌어준 강민호가 있었다. 박세웅은 승리를 거둘 때마다 단 한 번도 강민호 이야기를 빼놓은 적이 없다. 항상 “민호 형 덕분이다”, “민호 형의 리드가 좋았다”, “민호 형만 믿고 던졌다”라며 포수에게 공을 돌렸다. 강민호는 박세웅에게 그만큼 힘이 되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런 ‘민호 형’이 지난달 21일 롯데에서의 14시즌을 뒤로 하고 삼성으로 떠났다. 강민호는 4년 80억원의 조건으로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박세웅은 “아쉽지만 축하해줄 일이다. 민호 형이 없더라도 우리는 야구를 해야 한다. 다른 방법을 찾아서 또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3년의 시간을 되돌아보자 이내 강민호를 향한 그리움이 커졌다. 박세웅은 “사실 3년 간 함께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롯데에서 첫해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그 이후로 많이 도와주셨다. 민호 형은 리드가 좋고, 마운드에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포수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호 형이 있어서 내가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지난 3년간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강민호를 향한 감사 인사를 빠트리지 않았다.
어쨌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프로의 세계다. 이제 박세웅은 추억을 잠시 접어두고 강민호를 타석에서 잡아내야 한다.
박세웅은 “민호 형이 내 구위를 잘 알아서 잘 칠 것 같다”라고 웃으며 “민호 형도 출루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나도 잘 상대해야 한다. 서로 간의 경쟁이 예상된다. 형에게 아웃카운트를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민호와의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박세웅과 강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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