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흐름을 바꾸지 못한 신태용의 교체카드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이번에도 신태용 감독의 교체 카드는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4시 30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후반 19분에 터진 상대 자책골로 첫 승을 신고했다.

이로써 지난 9일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2-2로 비겼던 한국은 북한을 꺾고 1승 1무를 기록하며 대회 2연패 가능성을 높였다.

답답한 경기였다. 신태용 감독은 북한의 밀집 수비를 뚫고 불안했던 수비 라인을 보완하기 위해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리고 장신의 김신욱 대신 발 빠른 진성욱을 최전방에 세우고 김민우를 전진배치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이재성이 부지런히 공수를 넘나들고 좌우 윙백이 오버래핑에 나섰지만 조직력을 앞세운 북한 수비는 좀처럼 빈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에 슈팅 4개를 기록했지만 상대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에도 흐름은 쉽게 바꾸지 않았다.

결국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자 신태용 감독은 벤치를 가리키며 김신욱과 이명주의 동시 투입을 지시했다. 그런데 골은 엉뚱한 상황에서 나왔다. 한국이 교체를 하려는 도중에 김민우의 크로스가 올라갔고 북한 수비의 자책골로 나왔다.

분위기를 바꿀 기회였다. 중국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신욱을 최전방에 배치한 한국은 높이를 앞세워 북한 수비를 공략했다. 여기에 이명주의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패스의 속도를 높였다.

문제는 세밀함이었다. 여전히 상대 페널티박스 지역에서의 창의성이 부족했다. 공을 오래 소유했지만 북한 밀집 수비를 흔들만 한 패스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의 역습에 위기를 맞았다.

지난 중국전에서 신태용 감독은 뒤늦은 교체로 중국의 스리백 전환에 대처하지 못했다. 실제로 교체 카드도 3장 중에 2장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이날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른 시간 변화를 줬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데 실패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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