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오랜만의 무실점으로 수비는 잡았다. 그러나 반대로 이번에는 공격을 놓쳤다. 사실 축구란 게 그렇다. 둘 다 잡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신태용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후반 19분 터진 상대 자책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중국전 2-2 무승부 이후 첫 승을 신고한 한국은 1승1무를 기록하며 일본(2승)과 최종전에서 우승을 다투게 됐다.
사실상 2군에 가까웠던 중국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실점하며 자존심을 구긴 신태용 감독은 이날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스리백 바탕으로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수비 숫자를 늘려 북한의 역습에 대비하고 좌우 윙백을 전진시켜 상대의 두 줄 수비를 벌리기 위한 작전이었다.
의도는 적중했다. 한국은 경기를 주도했고 북한의 역습을 사전에 철저히 차단했다. 그 결과 김유성을 최전방에 세운 북한은 전반에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북한의 예른 안데르센 감독도 “한국이 좋은 팀이라 어려운 경기가 됐다. 생각한대로 경기 운영을 못했다. 공을 컨트롤하지 못했고 패스 실수가 많아서 우리가 세운 경기 플랜을 가동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격이었다. 수비를 내려 세운 북한을 상대로 9차례 슈팅을 기록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된 골은 나오지 않았다. 물론 밀집 지역에서 슈팅 기회를 잡는 건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진성욱, 이창민 등이 슈팅까지 가져갔지만 골문을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속이 시원할 만큼 공격이 날카로웠던 것도 아니다. 스리백을 쓰면서 세 명의 중앙 수비수가 북한 원톱 1명을 상대했고, 그로인해 다른 지역에서는 수적으로 북한에 우위를 가져가지 못했다. 이럴 경우 개인 능력에서 압도해야 하지만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수비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무게를 두면서 공격에는 부족한 숫자가 가담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경기 내내 계속됐다.
신태용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월드컵에선 우리보다 강팀들이기 때문에 스리백을 쓸 수 있는 부분은 써야 한다”며 “축구라는 것이 수비에 무게를 두면 공격이 무뎌질 수 밖에 없다. 반면 공격에 중점을 두면 수비가 약해진다. 오늘은 수비에 중점을 뒀고, 그래서 공격이 무딘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이다. 포백을 쓸 수도 있고 파이브 백도 쓸 수 있다. 하지만 100%를 준비한다고 하지만 축구공은 움직인다. 순간적인 문제점이 나오면 잘 생각해서 차근히 고쳐나갈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그런 점을 상기해 월드컵을 준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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