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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생각보다 괜찮더라."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치골염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KBL 주치의로부터 3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상민 감독은 "작년 에밋(KCC)과 같은 부위다. 쉬어야 낫는다. (복귀까지) 3주보다 더 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라틀리프의 결장이 길어지면 삼성도,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농구대표팀에도 치명타다. 라틀리프가 삼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특별귀화가 법무부에서 최종 통과되면 허재호에서도 핵심전력으로 자리매김할 게 확실하다.
일단 눈 앞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삼성은 칼홀(196.8cm)을 일시대체로 영입했다. 12일 KCC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27일 오리온전까지 7경기 단기계약이다. 이 감독은 "키스 클랜턴, 마이클 크레익까지 고려했다. 크레익을 데려오면 평균신장이 너무 낮아질 것 같았다. 국내선수들도 혼동을 할 것 같아서 골밑에서 활동하는 칼홀을 데려왔다"라고 말했다.
칼홀은 데뷔전이던 KCC전서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24분50초간 13점 13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KCC전 당일 새벽에 입국한 걸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경기력이었다.
칼홀은 빅맨이다. 골밑에서 포스트업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해냈다. 자신보다 약 20cm 큰 하승진을 리드미컬한 스텝으로 따돌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리바운드에 대한 위치선정과 타이밍도 빨랐고, 수비를 할 때 상대 빅맨들을 버텨내는 파워도 좋았다. 기대하지 않은 스틸 능력까지 보여줬다.
물론 스피드가 떨어지고 중거리슛이 좋지 않다. 때문에 공격루트가 단조로운 약점은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데려올 수 있는 대체 외국선수치고는 수준이 괜찮다는 게 이 감독의 평가다. 그는 "생각보다 잘했다. 우리 팀 패턴에만 좀 더 맞춰가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CC 추승균 감독조차 "생각보다 괜찮더라. 슛은 없는 것 같은데 다른팀 빅맨들보다 발을 한번 더 빼고 피딩을 하더라. 키에 비해선 골밑에서 잘했다. 앞으로 삼성에서 괜찮게 활약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칼홀과 주로 매치업 된 찰스 로드의 수비 적극성이 좋지 않았기 때문. 좀 더 데이터가 쌓이고 습관이 노출되면 막힐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삼성이 한 숨 돌린 건 확실하다.
삼성은 그동안 라틀리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라틀리프가 빠진 뒤 패배해도 경기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마커스 커밍스, 김동욱 등 다른 멤버들의 개성과 역량이 좀 더 짙게 경기력으로 표출되면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즉, 플랜B가 필요한 삼성에 라틀리프의 결장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때마침 홀이라는 괜찮은 선수까지 데려왔다. 이 감독은 "홀이 오고 우왕좌왕한 측면도 있었는데 다시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칼홀.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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