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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걱정하지 않는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종현과 이대성을 걱정하지 않는다. 신뢰가 깔려있는 발언이다. 이종현과 이대성은 현 시점에서도, 플레이오프서도 현대모비스 전력의 가장 큰 동력이다. 때문에 유 감독의 신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종현은 최근 급성장했다. 그동안 수치에 비해 내실이 떨어진 측면이 있었다. 지겹도록 따라다닌 파워와 공격기술, 체력 약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종현은 다르다. 득점, 리바운드의 수치가 올라간 건 물론, 내실이 업그레이드 됐다.
파워를 갖춘 외국인 빅맨과의 지속적인 1대1을 통해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좋아졌다. 훅슛을 피나게 연습하면서 실전서 꾸준히 성공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수비에선 경험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요령이 생겼다. 특유의 블록 능력을 앞세워 현대모비스 최종수비수 역할을 제대로 한다.
이종현의 운동능력은 평범하다. 그러나 예전부터 BQ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실함에 약간의 의문부호가 있었는데, 이젠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외국선수들과 자꾸 부딪혀보면서 잘 될 때도 있고, 당할 때도 있다. 해보니까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좋은 BQ에 노력이 더해지면서 기량 향상과 자신감 장착, 과감한 실전 시도라는 선순환 사이클을 탔다.
그런데 농구는 애버리지가 지배하는 스포츠다. 페이스가 좋으면, 떨어질 때도 찾아온다. 그래도 유 감독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종현이가 페이스가 떨어질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떨어져도 걱정하지 않는다. 선수는 누구나 그런 과정을 겪는다"라고 말했다.
설령 페이스가 떨어져도, 이종현은 성장을 위한 좋은 사이클을 탔다. 공격과 수비에서 기본적인 역할을 꾸준히 하면 현대모비스로선 손해를 볼 게 없다. 한편으로 유 감독은 이종현이의 페이스가 떨어지면, 부족한 부분을 다른 선수들이 적절히 메우면 된다는 입장이다.
외국인 빅맨 수비는 외국선수들과 함지훈이 조금씩 도우면 된다. 골밑 수비력이 떨어지면 외곽 수비력으로 메우는 방법도 있다. 이대성이라는 카드가 추가됐다. 그리고 이종현 외에 공격할 선수도 즐비하다. 유 감독은 "마커스 블레이클리와 레이션 테리는 약점도, 기복도 있다. 그러나 팀에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대성을 향한 유 감독의 시선도 같다. 이대성은 복귀하자마자 발군의 수비력을 발휘한다. KCC 이정현을 꽁꽁 묶은 경기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스크린에 걸릴 때 빠져나면서 공격수를 놓치지 않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은 있다. 유 감독은 "공격도 수비도 너무 공격적이다"라고 말했다. 수비력은 좋지만, 너무 공격적이라 파울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경기도 있었다. 공격에선 흐름에 맞는 템포 조절이나 팀 오펜스와 자신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예전부터 유 감독이 지적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유 감독은 이대성을 걱정하지 않는다. 잘 알려진 이대성 특유의 성실함 때문이다. 그는 "대성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말 열심히 한다. 슛도 복귀한 직후에는 잘 들어가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괜찮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대성을 잘 안다. 특유의 성실성을 바탕으로 자신과 코치들의 지도만 잘 따르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 타 구단 한 감독은 "결국 대성이의 컨디션이 올라오면 양동근에게 휴식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경계했다.
즉, 유 감독은 이종현과 이대성이 크고 작은 페이스 상승과 하락이 있더라도 결국 현대모비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두 사람을 믿는 이유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8연승을 거뒀다.
또 하나. 유 감독은 8연승 직후 "좋은데 만족할만한 순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농구관계자는 "종현이가 성장했고 대성이가 합류했다. 꾸준한 양동근도 있다. 유 감독님이 이제 팀 전력에 대해 확신을 가졌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실전을 통해 전력을 다듬고, 플레이오프서 극대화하는 역량이 탁월한 지도자다. 잊으면 안 된다. 그의 별명은 만수다.
[이종현(위), 이대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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