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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L 신인왕 경쟁은 안개 속이다.
올 시즌 KBL 신인왕 경쟁은 1순위 허훈(kt)과 4순위 안영준(SK)으로 좁혀졌다. 애당초 허훈과 팀 동료 양홍석이 경쟁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팀 전력과 환경을 감안할 때, 가능성 있는 신인이 호화멤버 SK보다 전력이 약한 kt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뚜껑을 열어보니 양상이 다르다. 안영준의 KBL 적응이 예상 외로 빠르다. 안영준은 경복고, 연세대 시절부터 주목 받는 장신포워드였다. 신장 대비 스피드가 좋다. 저돌적인 드라이브 인에 외곽슛 능력, 끈질긴 수비력을 두루 갖췄다.
때문에 KBL 입성 이후에도 그를 주목하는 농구관계자가 적지 않았다. 다만, 공격력이 좋은 선수가 즐비한 SK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부여 받고, 안영준 스스로 어느 정도 소화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안영준은 12월~1월을 지나면서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려갔다. 평균 20분39초 동안 6.4점 3.6리바운드 0.9스틸을 기록 중이다. 기록만 보면 허훈이 좋다. 평균 25분40초 동안 9.6점 1.9리바운드 3.8어시스트다.
다만, 허훈은 화려한 개인기량, 날카로운 패스에 비해 신장이 작아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때문에 팀 공헌이 일정하지 않은 약점이 있다. 반면 안영준의 공수공헌도는 상당히 높다. 한 농구관계자는 "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공헌을 따지면 안영준이 허훈에게 밀린다고 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마인드가 좋다. 공격이 우선이었던 대학 시절 습관을 버렸다. 농구선수가 하루아침에 스타일을 바꾸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안영준은 "SK에서 살아남으려면 수비와 리바운드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빠른 발을 앞세워 수비에서 크게 구멍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슈터지만 움직임 없이 빈 공간에 대기, 3점슛 찬스만 오길 기다리지 않는다. 어차피 메인 옵션은 에런 헤인즈, 테리코 화이트, 김민수다.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그 다음 기회를 노린다.
문경은 감독은 "보통 신인들이나 백업들은 발 맞추고 외곽에 서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준이는 적극적으로 골밑에 뛰어든다. 튀어나오는 볼을 잡아서 골밑에서 넣는 경우가 꽤 있다. 올 시즌 영준이 때문에 2~3승을 했다"라고 말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매 경기 4~6점 정도 그렇게 만든다. 3일 KGC전도 그랬다. 완승이라 표시가 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접전서 안영준이 공격리바운드와 골밑슛으로 만든 득점의 가치는 상당히 높다. 기본적인 활동량이 많다. 때문에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풍부한 에너지를 뽐낸다. 화려한 SK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선배들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는 오픈 마인드도 돋보인다. 안영준은 "최부경 형과 매일 슈팅 연습을 함께 한다. 내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할 때 많이 도와준다. 헤인즈는 자유투를 던질 때 템포 조절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줬다"라고 말했다.
허훈이 다쳤다.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반면 안영준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가를 드러낸다. 타 구단 한 감독은 "두 사람의 신인왕 경쟁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 같다. 지금은 모른다"라고 말했다. 허훈이 개점휴업 하면서 안영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제 신인왕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안영준은 "대학 때와 스타일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그때도 수비와 리바운드를 하지 않은 건 아니다. 프로에 와서 좀 더 신경을 쓸 뿐이다. 리바운드, 수비, 속공 가담을 더 잘해야 한다. 그리고 허훈이 다쳤는데,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안영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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