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KCC는 4쿼터에 무너지지 않았다.
태업 논란이 있었던 DB 두경민. 1일 KCC와의 홈경기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3일, 26일 국가대표팀 경기서 실전감각에 이상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 대표팀 합류 전 선수단에 공식 사과했고, 선수들은 두경민을 DB 일원으로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상범 감독은 KCC전을 앞두고 "누구나 의견 충돌을 할 때가 있다.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선배가 후배에게 막 대하는 시대도 지났다. 부딪히는 게 나쁜 게 아니다. 그래야 서로 뭘 원하는지 안다"라고 말했다.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들의 의견충돌은 나온다. 하물며 외국인이 뛰는 KBL, WKBL도 팀 구성원들의 대립은 항상 있었다. 중요한 건 충돌 이후 다름을 인정하고 얼마나 슬기롭게 봉합하고 하나로 뭉치느냐다. 이 감독도 "충돌은 충돌로 끝내야 한다. 그걸 코트에서 표출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두경민은 2쿼터 7분23초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섰다. 슛을 거의 던지지 않았던 2월 10일 현대모비스전과는 달랐다. 예전의 두경민이었다. 다만, 동료들의 충고대로 자신의 공격을 하면서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에도 충실히 임했다. 투입 직후 박지훈의 뱅크슛을 도왔고, 로드 벤슨의 골밑 공격도 지원했다. 4분21초전에는 우중간에서 이정현을 앞에 두고 중거리포도 꽂았다. 특유의 빠른 템포 공격 그대로였다. 다만, 실책이 적지 않았다.
돌아온 두경민은 에이스였다. 이 감독은 "실망했지만, 선수들이 다시 받아주기로 했다. 에이스로서의 역할은 그대로다. 이번 일로 오히려 성숙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과 결혼(4월 7일 예정-시즌 중 결혼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은 별개의 문제다. 그건 사생활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KCC가 3쿼터 초반까지 주도권을 잡았다. 3연패로 국가대표 브레이크를 맞이했고, 확실히 정비했다. 지역방어로 DB 업템포 공격을 둔화시켰고, 공격에선 안드레 에밋과 하승진을 선발로 내보내 흐름을 장악했다. 뉴질랜드전서 이마를 다친 이정현도 정상 출전했다. 에밋의 볼 처리는 여전히 느릴 때가 잦았지만, 그렇다고 팀 오펜스를 무너뜨리지도 않았다. DB의 공격 실패 이후 빠른 공격전환으로 DB를 압박했다. 하승진의 느린 공수전환도 감수했다.
DB가 3쿼터 중반 추격했다. 역시 핵심은 두경민과 버튼이었다. 두경민은 5분50초전 3점플레이에 이어 4분27초전에는 서민수의 패스를 우중간 속공 3점포로 처리했다. 로드 벤슨이 하승진, 로드 사이에서 수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DB 공격횟수를 늘렸다. 직접 덩크슛도 터트렸다.
그러나 DB는 좀처럼 주도권을 찾지 못했다. KCC 지역방어에 빠른 템포의 외곽공격으로 대응했으나 외곽슛 사이클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볼 투입 과정에서 수 차례 KCC 수비수들의 손에 걸려 턴오버를 범했다. KCC는 송교창, 이정현의 속공과 하승진의 골밑 공격 등으로 다시 스코어를 벌렸다.
DB가 박지훈, 김태홍의 업템포 공격에 의한 3점포로 다시 추격했다. 그러자 KCC도 이정현의 3점포로 맞받아쳤다. DB도 경기종료 4분43초전 다시 버튼을 투입하며 승부처를 준비했다. 버튼은 3분5초전 김태홍의 우측 코너 3점포를 도왔다.
그러나 KCC는 무너지지 않았다. 해결사 에밋이 움직였다. 3분15초전 특유의 리드미컬한 돌파에 의한 골밑 득점, 2분9초전에는 결정적인 골밑 3점플레이를 엮어냈다. 1분18초전 하승진이 버튼의 골밑 공격을 막다 5반칙 퇴장하면서 최대위기를 맞았다.
경기종료 22초전. 에밋의 돌파를 윤호영이 재치 있게 막았다. 볼을 가로챘고, 3점 뒤진 상황서 5.2초전 버튼이 탑에서 3점포를 시도했다. 하지만, 들어가지 않았고, 비디오판독 끝 KCC의 공격. DB는 반칙작전을 했고, KCC는 자유투가 좋은 이정현이 공을 잡았다. 김태홍의 반칙으로 던진 자유투 2개가 모두 림을 갈랐다. 결국 KCC의 78-73 승리.
KCC는 2위 사수와 함께 대역전 정규시즌 우승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역방어가 성공적이었고, DB의 턴오버를 많이 유도했다. KCC는 올 시즌 유독 DB에 경기 막판 고전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한편, 두경민의 복귀전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25분51초간 10점 5어시스트 2스틸. 특유의 공격적인 업템포 농구를 선보였으나 썩 좋지는 않았다. 경기 후 그는 "턴오버가 많았다. 1분, 1초를 소중히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턴오버는 4개였다.
[에밋(위), 두경민(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