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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정범식 감독이 충무로에서 또 한 번 일을 냈다. '기담',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로 레전드 공포물을 탄생시켰던 그. 이번엔 신작 '곤지암'으로 체험 공포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나섰다.
'곤지암'은 CNN 선정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 중 한 곳인, 곤지암 정신병원을 모티브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다. 그간 스크린에서 본 적 없는 '개인 인터넷 방송 생중계' 콘셉트를 내세워 이야기를 펼쳤다. 러닝타임 94분짜리 '라이브 호러쇼'를 완성한 것.
놀랍도록 파격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정범식 감독은 이 같은 획기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공포 영화의 흥행 공식들을 과감히 버렸다. BGM과 효과음을 제외, 오직 현장음만 사용하고 배우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한 영상을 썼다. 90% 이상의 분량을 출연진이 찍었다. 무엇보다 톱스타에 기대지 않고 인지도가 전무한 신인 배우들로만 캐스팅했다.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이승욱, 유제윤 등으로 공포 체험단 '호러 타임즈'를 꾸렸다. 이 무모한 도전이 있었기에 공포 영화의 새 패러다임을 열 수 있었다.
정범식 감독은 최근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나도 내가 벌여놓고도 '뭔 짓을 한 거지?' 싶었다"라며 소회를 전했다.
그는 오히려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신인 배우들이었기 때문에 무모한 도전을 제안할 수 있었다"라며 "상업영화의 관습에 길들여지지 않은 도화지 같았다. 촬영도 연기의 일환이었는데 잘 해줬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연기까지 했다. 얼굴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져 더욱 좋았다"라고 말했다.
정범식 감독은 "배우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촬영 마지막 날 눈물을 흘리기도 하더라"라며 "나도 감개무량했다"라고 전했다.
제작 방식도 독특했다.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출연진에게 당일 날 곤지암 정신병원의 각 공간을 공개하고, 그곳에 철저히 배우들만 남긴 채 롱테이크로 촬영을 진행했다. 정범식 감독은 "보다 생생한 리액션을 끌어내기 위해 배우들에겐 동선만 정확하게 숙지하게 하고, 세팅된 공간은 비밀에 부쳤다. 촬영 당일에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곤지암'은 28일 개봉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쇼박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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