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불확실성.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를 지배하는 단어다. DB-KGC, SK-KCC가 28,29일부터 5전3선승제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는 유독 변수가 많다. 4강은 그 결정판이다. 일방적인 승부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우선 DB와 KGC. DB 자체가 불확실성이 큰 컬러다. 예상을 뒤엎고 디온테 버튼의 엄청난 승부처 클러치 능력과 국내선수들의 업템포 농구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플레이오프라고 해서 이 컬러를 버리는 건 리스크가 크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도 없다.
이상범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플레이오프는 정규시즌과 다르다"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 결국 기존의 선수 로테이션 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주거나, KGC의 강점을 의식한 대응이 예상된다. 이 감독은 시즌 중 KGC전 고전(3승3패) 이유로 "우리는 정통빅맨이 부족한데 KGC는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이 있으니까. 막기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디테일한 변화에 선수들이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DB 선수들은 대부분 플레이오프 경험이 많지 않다. 경험이 풍부한 김주성과 윤호영의 몫이 크다. 정규시즌 막판 잡음을 일으켰던 토종 에이스 두경민의 각성도 필요하다.
KGC는 발목, 무릎이 좋지 않은 오세근의 원주 1~2차전 결장이 확실하다. KGC 관계자는 "원주 원정에 데려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DB로선 부담을 더는 대목. 하지만, KGC는 6강 플레이오프서 오세근 없이 사이먼을 중심으로 전성현, 양희종 등 토종 선수들의 역할 확대로 더욱 매력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KGC의 체력, 양날의 검과도 같은 Q.J 피터슨도 변수다. 6강 플레이오프를 4경기만에 끝내고 휴식을 취했지만, 4강 플레이오프서 먼저 지칠 가능성이 있다. 기복이 심한 피터슨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2~3쿼터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세근이 3~4차전에 투입될 것인지, 투입된다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지도 변수다.
SK와 KCC의 최대변수는 역시 제임스 메이스다. SK는 수년간 애런 헤인즈를 중심으로 토종 롤플레이어의 역할 분담과 연계플레이가 최대장점이었다. 하지만, 이제 SK에 헤인즈는 없다. 헤인즈와 메이스는 다르다.
두 사람 모두 승부처 클러치 능력이 좋다. 개인기량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다만, 헤인즈는 토종 빅포워드들의 득점력을 살리는 패스워크가 있고, 메이스는 없다. 메이스는 LG 시절에도 이타적인 플레이와는 거리가 있었다. 리바운드, 스크린, 수비에선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졌다. SK가 하루아침에 메이스의 성향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메이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테리코 화이트의 활용폭을 넓히는 방법이 예상된다. SK는 포워드들의 신장이 큰 게 최대강점이다. 오히려 멤버구성에 따라 KCC의 미스매치를 유발할 수도 있다. 더구나 KCC가 6강 플레이오프서 하승진을 오래 기용할수록 딜레마가 커지는 걸 확인했다. 김선형의 스피드라는 무기도 있다. 정규시즌에 KCC를 상대로 빠른 트랜지션으로 재미를 봤다.
KCC는 메이스와 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가 매끄럽지 않으면 얼마든지 빈 틈을 파고들 수 있다. KCC 역시 안드레 에밋이 국내선수들과 고립된 플레이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찰스 로드와 이정현의 활용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
KCC는 전자랜드와는 달리 신장이 큰 선수가 많은 SK를 상대로 하승진의 기용폭을 무작정 줄이긴 힘들다. 그러나 김민수, 최부경 등 SK 장신포워드들은 하승진을 외곽으로 빼내 공격할 수 있다. KCC로선 김선형을 앞세운 빠른 공격도 적절히 제어해야 한다. 6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면서 4강 플레이오프서 체력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6강서 나름대로 로테이션을 했지만, KCC 핵심 멤버들의 나이는 적지 않다.
또 하나. 두 매치업 모두 심판판정이 또 다른 변수다. 6강 플레이오프 일부 경기서 심판들의 판정은 썩 매끄럽지 않았다. 공격수와의 조그마한 접촉에 수비자 파울을 부는 악습은 여전했다. 4강서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적응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팀이 유리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농구관계자는 "이번 4강 플레이오프는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다. DB와 SK가 체력적 이점이 있지만, KGC와 KCC가 꼭 체력에 발목 잡힌다는 보장도 없다. 전력이 DB와 SK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다만, DB 대부분 선수가 큰 경기 경험이 적고, SK가 메이스와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두 매치업 모두 5차전까지 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버튼과 피터슨(위), 최준용과 로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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