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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이볼. 류현진(LA 다저스)에겐 무기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하면서 구종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어깨, 팔꿈치 수술 이전에도 메이저리그서는 강속구 투수가 아니었다. 포심패스트볼의 정교한 제구와 체인지업으로 승부하는 투수였다. 그 다음으로 느린 커브를 즐겼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류현진에 대한 데이터와 내성이 쌓이면서 공략법을 내놓기 시작했다. 류현진 특유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잘 때리는 우타자도 많다. 애리조나의 류현진 천적 폴 골드슈미트 역시 마찬가지.
그래서 류현진도 대응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수술과 재활로 사실상 2년을 날린 뒤 건강을 회복하자 구종 다변화를 시도했고, 기존 구종의 회전수 증가에 초점을 맞췄다. 커브 회전수 증가는 실전서 같은 커브를 구사해도 구속 차이를 두겠다는 의미였고, 투심패스트볼도 장착했다. 워낙 습득력이 좋은 투수다.
하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시범경기, 그리고 3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와의 시즌 첫 등판서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결국 3⅔이닝 5피안타 2탈삼진 5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전반적으로 제구력이 안정적이지 않았다. 변화구 제구는 물론, 몸쪽 패스트볼이 실투가 된 케이스도 있었다.
그러나 수확이 없었던 등판은 아니다. 3회말 1사 1,3루서 A.J. 폴락을 상대할 때였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2S서 3구 91마일 포심패스트볼을 바깥쪽 높은 코스로 던졌다. 너무 높지도 않았고, 폴락의 얼굴 높이로 제구된 공이었다.
폴락은 방망이를 휘둘러 파울을 치려고 했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상당히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보통 류현진은 위기서 오프스피드 피치, 변화구 유인구 승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장면만큼은 패스트볼로 폴락의 허를 찔렀다.
배터리와 타자의 수싸움은 결국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가위, 바위, 보 싸움과 유사하다. 비록 류현진은 폴락을 삼진 처리한 뒤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며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때로는 타자 눈 높이로 구사되는 적절한 높은 코스의 공이 약이 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류현진의 선택지를 늘릴 수 있다.
류현진은 앞으로 전략적으로 하이볼 승부를 조금 늘릴 필요가 있다. 경기를 중계한 MBC 스포츠플러스 김선우 해설위원도 "류현진의 하이볼 승부는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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