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주기에 첫 발…신뢰 잃은 KBS 뉴스, 새 바람 일으킬까(종합)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KBS 뉴스가 새롭게 태어난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웨딩홀에서 KBS뉴스 새 앵커 기자간담회에 김태선 통합뉴스룸국장과 KBS 뉴스의 새 얼굴이 될 김철민, 김솔희, 한승연, 김지원, 김태욱, 이각경, 박주경, 이랑 앵커가 참석했다.

이날 KBS 앵커들은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KBS, KBS 뉴스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뉴스광장’ 박주경 앵커는 ‘사실을 넘어 진실을 찾는 뉴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언급하며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그동안 피상적인 사실의 나열, 사실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KBS 뉴스의 근간은 저희 앵커들이 아니고 일선 기자들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을 뛰고 있는 동료, 선후배 기자들이 KBS 뉴스를 만들고 있다. 그 기자들이 이번 만큼은 KBS 뉴스를 제대로 바꿔야겠다는 각오, 의지, 결기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분명히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시청자분들이 지켜봐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뉴스광장’ 이랑 앵커 또한 슬로건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동기가 세월호 관련 뉴스를 단독으로 보도하며 ‘지금까지 기레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을 하루하루 바꿔 나가겠다’고 뉴스에서 직접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저 역시 진실을 찾아가는 발걸음, 그 목소리를 힘 있게 전달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평일 ‘KBS 뉴스 9’ 김철민 앵커는 “KBS 뉴스가 많이 망가졌다. 시청자여러분께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KBS 뉴스가 환골탈태하는 혁명적 변화의 첫 걸음을 내딛고 있다. 과거 세월호 참사 때,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때도 보도 참사 수준으로 굴러 떨어졌었다”고 자평한 후 “그런 역사가 있음에도 표면적 변화를 다시 도모하게 된 원동력은 촛불 시민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촛불 시민들이 KBS에 마지막 힘을 줬다. 앞으로 시청자분들만 바라보고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주말 ‘KBS 뉴스 9’ 한승연 앵커 또한 “KBS가 잘못한 게 많은데, 촛불 시민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셨다. 국민에게 지고 있는 빚을 갚아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앵커로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주말 ‘KBS 뉴스 9’ 김지원 앵커는 자신의 과거 고민을 털어놓으며 달라진 KBS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지원 앵커는 “저는 입사 7년차가 됐다. 새내기 때부터 정말 뉴스가 하고 싶었고 앵커를 꿈꿨지만 한편으로는 ‘만약 부끄러운 뉴스를 전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래도 앵커가 되고 싶은가’ 고민을 하며 꿈을 꿔야 하는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 같이 한 마음으로 양심에 따라 전하고, 취재하고, 부당한 요구에 대항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걱정 없이 자랑스럽게 KBS 뉴스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뉴스라인’ 김태욱 앵커는 “뉴스 본연의 뉴스, 언론 본연의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게 우리 뉴스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KBS 내부, KBS 뉴스의 변화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KBS 뉴스는 세월호 4주기인 4월 16일 개편 첫 날을 맞는다. 김철민 앵커는 “공교롭게 4주기와 겹쳤다”며 “세월호 특집 다큐를 준비하고 있고, 앵커들도 오프닝이나 클로징에 사죄 말씀을 반드시 드리고 시작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저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솔의 앵커의 경우 “KBS는 세월호에 대한 원죄가 있다. 그렇게 때문에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반성이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무거운 책임감을 잊지 않고 방송하겠다”며 미안함과 책임감을 내비쳤다.

박주경 앵커의 경우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는 2014년 제작거부와 파업을 하며 드린 바 있다. 그 때 석고대죄를 해놓고도 4년 동안 바뀐 게 없다”며 쓴 소리를 했다. 이어 “물론 변명을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4년 전과는 다른 변화를 예고했다.

더불어 “공교롭게도 4월 16일이 세월호 4주기다 보니 특집성 준비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유가족 분들께서 ‘그렇게 하는 건 좋은데 세월호 팔이를 해 홍보하지는 말라’고 이야기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너무나 가슴 깊이 공감한다. 겉으로 보이는 뉴스를 지양하고 내실 있는 뉴스를 지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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