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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과연 유병재다웠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에 위트 있지만 날카롭게, 'B의 농담'으로 응수했다.
방송인 겸 작가 유병재는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을 열었다. 3일간 총 3회에 걸쳐 4,000여 명의 팬들과 만났다. 예매 오픈 1분 만에 전석 매진 기록을 썼던 만큼, 열띤 호응 속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마이크를 잡은 유병재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거침없이 입담을 뽐내며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특히 'B의 농담'은 유병재의 남다른 센스가 돋보였다. 거창하지 않아서 더욱 특별한 코미디쇼를 펼쳐냈다. 자신을 둘러싼 편견과 오해들을 화두에 올려 흥미와 웃음을 유발, 그 안에 뼈 있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본인에 관한 모두의 궁금증을 성우의 입을 빌려 대신 던진 뒤, 속시원하게 답하는 구성이었다. 청소년관람불가 공연이기에 다소 수위가 있는 농담 섞인 발언을 버무리며 통렬하게 꼬집었다.
팬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줬다.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MBC 예능 '전지적참견시점' 속 이미지부터 그리고 최근 떠들썩한 미투 운동, 극심해진 남녀갈등 등등 사회적인 문제까지 짚었다. 유병재는 "죄송하다. 저는 애정 결핍에 관종이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얽매이지 않고, 내 생각을 확실하게 말하고 싶었다.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먼저 그는 '나의 아저씨' 논란에 대해 "난 '나의 아저씨'를 재밌게 봤다고 해서 사과했다. 만약 사과할 상황이 온다면 도박, 음주운전 아니면 소속사의 전통인 마약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첫 사과문이 드라마 리뷰 때문일 줄이야, 정말 생각 못 했다. 재밌게 봤다고 평해서 죄송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해서 죄송하다. 이 일로 젠더 권력의 기득권은 아니었나 돌아보게 됐다"라고 밝혔다.
유병재는 "실제로 인스타그램 DM으로 항의를 많이 받고 소속사에 티켓 취소 문의까지 왔었다"라며 "공부할 게 많아진다. 그런데 요즘 페미니즘이란 말이 '볼드모트' 같은 단어가 됐다. 나도 큰누나, 작은 누나의 등골을 빼 먹고 혼자 서울로 상경한 아들이다. 고치고 싶고 페미니즘을 배우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유병재는 소속사 YG 저격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내가 YG는 안 깐다고 기회주의자라고 하더라. 선택적 분노 조절 장애라더라"라고 입을 뗐다.
유병재는 "YG는 약국이다. YG엔 마약을 한 사람이 많다. 마약은 그분들이 했는데 왜 내가 언급해야 하나"라며 "기분 좋았던 건 그분들인데 나빠지는 건 내 몫이다. 난 진짜 약을 빤 적이 없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해 폭소를 자아냈다.
'전지적참견시점' 속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병재는 "낯가림 콘셉트에 관한 이야기도 제일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다. '주작질 NO'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도 그렇다. 그러나 지금은 명분이 있으니까 하는 거다. 다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선 말을 잘 못하는 것이고. 나도 낯가리는 내 성격이 너무 싫다. 부끄러웠다"라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쪽지로 저와 성격이 똑같다면서 응원하는 반응도 많이 받았다. 문제는 그분들도 낯을 가려서 나한테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미투 운동'에 대해선 "피해자분들이 용기를 낸 덕분에 역사상 처음으로 가해자들의 실명이 거론되며 대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이 소중한 첫 걸음을 우리 모두가 지켜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유병재는 "나쁜 짓 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서 더이상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길 기도한다"라는 바람도 남겼다.
특히 유병재는 "단순히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말도 안 되는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일반화라고 본다. 부분만 보고 전체를 판단한다. 귀찮아서 그런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 입에서 본노가 나오길 바라고 입장 표명이 나오길 바란다. 그러면서도 가만있으면 가만있는 대로 방관자라고 욕한다. 까면 깐다고, 안 까면 안 깐다고 욕하고 내 생각을 표현하면 깨시민 코스프레 혹은 콘셉트라고 욕하는 것이다"라며 "이렇게 해선 건강한 대화가 불가능하다. 내가 책임을 갖고 말하는 것처럼 나와 비슷한 몫의 책임감을 지고 댓글을 남겼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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