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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발로 무지하게 뛰어 다녔죠"
배우 예지원은 SBS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 연출 손정현)를 위해 A부터 Z까지 철저한 준비를 했다. 겉모습은 물론 내면까지 이미라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이에 시청자들로부터 관심과 호평을 얻으며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지난달 24일 종영된 '키스 먼저 할까요'는 성숙한 사람들의 '의외로' 서툰 사랑이야기를 그린 '리얼 어른멜로' 드라마. 극중 예지원은 안순진(김선아)의 절친이자 남편 황인우(김성수)와의 다양한 부부 이야기를 그리는 이미라 역을 연기했다.
예지원은 "너무 빨리 끝나 아쉽고 상실감이 크다"고 운을 뗐다. 그도 그럴 것이 예지원은 캐릭터에 완벽 몰입하는 스타일. 스타일링은 물론 머리와 가슴으로 이미라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금세 이별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미라는 정말 발로 무지하게 뛰어 다니며 만들었어요. 특히 패션은 엄청 준비를 했죠. 아직도 옷이 많아요. 예쁘게 입는 역할이니 예쁜 옷 협찬도 잘 됐고요.(웃음) 감사하죠. 진짜 많이 뛰어 다녔어요. 패션에 대해 잘 모르고 평소에 쇼핑도 잘 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평소엔 샵도 잘 안 가고 네일아트도 안 해요. 조금 노력하기 시작한 게 4~5년 됐는데 많이 배웠죠. 핏감 좋게, 예쁘게 입기 위해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엄청 했어요."
예지원이 이토록 스타일에 신경 쓴 이유가 있다. 남편 앞에서는 조신하다가 친구 앞에서는 욕도 많이 하고 거칠어지는 이미라를 표현하기 위해선 일부러 여성성을 부각시켜야 했다는 것. 머리카락도 길게 붙였고, 옷도 밝은 색의 치마로 다 바꿨다. "절대 욕 안 할 것 같은 사람이 그런 모습으로 욕하고 꽃꽂이 하고 있으니 너무 웃기지 않나"라며 웃었다.
욕을 많이 하기 때문에 스타일에 더 신경쓰기도 했다. 날것 그대로의 욕이 아닌 변형된 욕이 웃음을 주면서도 예지원의 우아한 말투와 합쳐져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내야 했기 때문다. "욕이 나중에는 시 같았다"며 웃은 예지원은 "초반엔 욕이 무서워 일부러 색감 있는 옷을 입고 머리도 옆으로 더 길게 늘어뜨렸다"고 밝혔다.
"초반엔 욕 하는 게 무서워 일부러 더 돌아다니면서 대사 하고 그랬어요. 근데 방송 나가고 반응이 좋더라고요. 사이다라는 반응이 되게 신기했어요. 욕을 한마디씩 날리는 게 아니라 통으로 길게 하잖아요. '사람들이 받아들일까?' 싶었던 거죠. 지금은 욕 안해요.(웃음) 어릴 땐 남자 형제들 사이에서 커서.. 하하"
욕 하는 캐릭터야 이전에도 많았지만 예지원이 특히 두려웠던 이유는 또 있다. '키스 먼저 할까요'의 가장 큰 기본 이야기가 '중년 로맨스'였기 때문. 가상의 SF 판타지가 아니라 서툰 사랑 이야기, 중년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자칫 자신의 가벼운 모습이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이야기의 기둥이 분명했기 때문에 내가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다"며 "한번도 내가 하고 싶은 걸 얘기 안 하긴 처음이다. 중년 로맨스고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많아서 자칫 잘못하면 안 좋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숙제가 많았어요. 욕도 해야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순진과의 우정, 남편과의 사랑이었죠. 친구 앞에서 욕하는 모습, 남편과 연애하듯 사는 모습이 달라야 했거든요. 순진과 있을 땐 거칠지만 이것도 진심이고, 남편과 있을 땐 내숭이지만 이것도 진심인 거예요. 두개 다 나인데 자칫 잘못하면 너무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고, '개그하나?' 할 수도 있고 위험 요소가 많아서 그런 것들에 더 집중했어요."
위험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예지원은 더 몸을 움직이는 방법을 택했다. 슬랩스틱은 물론 온갖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춤 추는 것은 물론 요가, 폴댄스. 활쏘기까지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예지원은 "어쩌다 몸을 쓰는 배우로 낙인이 찍혀 더 신경써야 한다"면서도 "그래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무용을 좋아하다 보니 이것 저것 해서 더 다양하게 늘었다"고 고백했다,
"다양하게 하다 보니 체력이 올라갔어요. 체력은 국력이잖아요. 내 몸을 내가 알아야 하는데 배우이다 보니 더 공부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보니까 교류가 많고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많았어요. 평소에도 운동을 많이 하는데 정신 건강에도 좋아요. 성취감도 있고요. 이번엔 작품에서 요구하기 때문에 더 많이 준비를 했어요. 하루 아침에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게 도움이 됐죠."
[MD인터뷰②]에 계속
[배우 예지원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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